프랜차이즈와 조강지처

조강지처는 술재강과 겨로 끼니를 이을 만큼 구차할 때 함께 고생하던 아내라는 뜻이다.

전한(前漢)을 찬탈한 왕망을 멸하고 유씨 천하를 재건한 후한(後漢) 광무제 때의 일이다. 당시 감찰을 맡아보던 대사공 송 홍은 온후한 사람이었으나 미인도(美人圖)의 병풍을 치고 비속한 음악을 듣는 광무제를 서슴없이 간할 정도로 강직한 인물이기도 했다.

어느 날 광무제는 미망인이 된 누나 호양공주를 불러 신하 중 누구를 마음에 두고 있는지 그 의중을 떠보았다. 그 결과 호양공주는 당당한 풍채와 덕성을 지닌 송 홍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후 광무제는 호양공주를 병풍 뒤에 앉혀 놓고 송 홍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끝에 이런 질문을 했다.

“흔히들 고귀해지면 친구를 바꾸고, 부유해지면 아내를 버린다고 하던데 인지상정 아니겠소?” 그러자 송 홍은 이렇게 대답했다.

“폐하 황공하오나 신은 ‘가난하고 천할 때의 친구를 잊지 말아야 하며(빈천지교 불하망), 술재강과 겨로 끼니를 이을 만큼 구차할 때 함께 고생하던 아내는 버리지 말아야 한다(조강지처 불하당)’고 들었사온데 이것은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되나이다.”

이 말은 들은 광무제와 호양공주는 크게 실망했다고 한다.

1성공 브랜드 지키려 노력해야

모든 사업이 그렇듯 처음부터 성공의 반열에 들어서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일을 시작하면서 틀을 갖추는 경우가 많은 프랜차이즈 사업의 경우 초기에 고생을 하는 직원이나 동료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런 직원들의 노력이 없이는 기반을 잡기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들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대부분 회사를 떠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회사는 성장을 했는데, 초기에 밤잠 안자고 고생한 직원들이 떠나는 경우는 거의 ‘빈천지교 하망, 혹은 조강지처 하당’에 속한다. 회사는 성장 단계별로 역할이 달라지기 때문에 새로운 인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사업의 경우에는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할 정도로 기술력이나 관리력이 요구되는 분야가 아니라고 보면, 오너의 독선과 욕심이 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제1브랜드로 성공한 프랜차이즈는 사업확장이라는 미명 아래 제2, 제3의 브랜드를 만든다. 그러나 이 브랜드가 성공하려면 제1브랜드에 쏟은 열정의 갑절을 쏟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번 성공했다는 착각으로 쉽게 성공할 수 있다는 잘못된 판단에 사업을 추진한다. 그러나 그 결과는 그리 녹녹치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어려울 때 자신을 지켜준, 그리고 자신의 온 정성을 다해 사랑한 조강지처를 이제 살만하다는 이유로 버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제1브랜드가 어느 정도 성장했을 때 그 브랜드를 더 깊은 애정과 열정을 갖고 살피면 일부 기능의 추가나 판매 방식의 변화 혹은 서비스의 개선 등의 방식으로 또 다른 시장을 만들고 새로운 고객을 유입할 수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문제는 CEO의 상황이 사업 초기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또 다른 먹잇감을 찾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선택은 이미 성장한 브랜드에 적지 않는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사람관리 잘해야 성공유지

최근 한 방송에 소개되면서 사회적으로 엄청남 파장을 불러일으킨 죽 브랜드의 경우도 따지고 보면 여러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그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결국 제1브랜드에서 해결하려는 생각에서 빚어진 일이라 할 수 있다. 자신에게 이득을 가져다 준 것에 소홀하거나 홀대하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아주 기본적이 이치를 망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 사업의 경우 타인의 자본이 내 브랜드 성장에 기여한 공이 크기 때문에 CEO의 잘못된 생각은 여러 사람의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사업 초기에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가 사업이 성장하고 부유해지면서 자신의 오늘을 있게 한 조강지처를 버리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업의 형태와 규모에 상관없이 CEO는 ‘조강지처 불하망’의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조강지처를 아끼고 사랑한 ‘송 홍’의 마음을 프랜차이즈 오너들은 한번 되짚어 봐야 할 것이다. 프랜차이즈는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나는 것이 사업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사는 형편이 나아졌다고 해서 조강지처를 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기를 바란다.

김갑용
김갑용
이로울 이(利), 다를 타(他). 남을 이롭게 한다는 뜻입니다. 김갑용 소장은 동명의 '이타창업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본인의 뼈아픈 창업실패 이후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 실패의 교훈을 전해주자며 20여년째 창업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무료로 말입니다. 진심이 뭍어나는 명강의로 각종 언론과 집필로 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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