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고령사회 현상, 고령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는 역사상 일찍 경험을 해 보지 못한 인구구조의 격변기를 맞고 있다. 평균기대수명의 증가, 고령인구의 급속한 증가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심각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문가들이나 정책당국에서 그동안 많은 논의가 이루어졌지만 아직 고령자 수의 증가로 인한 사망자의 급속한 증가와 이에 따른 심각한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연령별 특수 사망률은 감소하고 있지만 총 고령자의 인구수가 증가함에 따라 사망자의 수도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의 발표에 의하면 지난 2010년의 사망자의 총수는 25만 명 정도였으나 2015년 사망자의 수가 30만 명 그리고 2035년이면 현재의 두 배인 50만 명으로 증가하고 2055년이면 현재의 3배인 75만 명으로 증가한다는 추계다. 이를 누적으로 계산해 보면 향후 10년간 총사망자의 수는 310만 명, 향후 20년간에는 710만 명, 30년간이면 1,230만 명 그리고 40년이면 무려 1900만 명이 사망한다는 통계다.

사망자의 수가 급증함에 따라 현실적으로 사회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장례비용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며. 매장 장소와 화장시설의 절대부족 그리고 여러 가지 불합리한 장례의식과 절차 등이 비상사태로 인식할 정도로 큰 문제로 나타날 것이 예상된다.

동국대 불교대학원 강동구 박사의 장례비용 추계에 의하면 현재의 사망자 일인당 평균 장묘비용으로 계산하면 향후 40년간 우리 사회가 부담해야 할 장묘비용 총액은 약 230조원, 향후 50년간 부담 총액은 약 320조원으로 추계하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현재의 장례비의 증가속도로 볼 때 최소한 이 액수의 두 배가 예상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장례절차가 차츰 상업화되고 고급화되어 그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부의금이나 장례에 동원되는 총인구수에 대한 것은 가히 천문학적이라고 예상되지만 정확하게 가늠할 수 없다.

매장 및 화장시설의 부족으로 많은 유족들이 시신처리를 위해 며칠씩 기다려야 하는 심각한 문제가 예견되며 일단 화장 후의 유골 처리 문제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의 특이한 현상 중의 하나는 병원이 장례식장을 운영하며 장례식장의 거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아마 세계에서 유일한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장례식장의 수요 공급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도 없다.

우리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사망자의 수의 급증과 고인을 위한 장례시설의 태부족 그리고 천문학적인 장례비용문제가 어쩌면 국가 비상사태로 인정해야 할지 모를 정도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게 될 것으로 예상되며 사회는 물론 각 가정의 부담도 엄청나게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핵가족에서 소핵가족으로 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장례처리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러한 긴급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연 우리가 현재 하고 있는 장례문화를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불과 며칠 후면 화장을 할 시신에 수의를 입힐 필요가 있으며, 과거 부패하는 시신의 처리를 위해 하던 염을 지금도 꼭 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과연 장례식을 거창하게 하고 조문객에게 일일이 식사를 대접할 필요가 있으며 그렇게 많은 조화를 주고받을 필요가 있는지?, 동창회에서까지 나서서 조기를 두어야 할 필요가 있으며 3일장, 5일장에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지, 삼우제와 사십구제 등을 해야 하는 과연 타당한 이유가 있는지? 등등 많은 생각을 해야 할 시점에 온 것 같다.

이러한 모든 장례절차와 결정에는 사망자 자신의 뜻이 중요하다. 사망 전에 유언으로 사망 후 장례 절차에 대한 자기의 의견을 미리 말해 두는 것이 가족에게 큰 부담을 줄여 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과거 내가 죽으면 수의를 입히지 말고, 염도 하지 말며, 화장을 한 후 유골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며 이러한 모든 절차가 다 끝난 후 나의 죽음을 알리라고 하는 공병우박사의 장례에 대한 선구적인 생각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김일순
김일순
예방의학 분야의 대부로 통하는 의사 출신입니다. 연세대 보건대학원장 시절인 1988년 국민건강에 이바지하자며 한국금연운동협의회를 창립, 20여년이 넘게 이끌었습니다. 연세대의료원장을 지냈고, 퇴임 후인 2009년 한국골든에이지포럼을 창립해 웰다잉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새글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