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일보 사절! 잡히기만 해봐!”

17살 순돌이는 고학한다고 대한일보 배달했다. 양복쟁이 시다발이 1년 반인 가을에 양복바지 미싱사로 안동, 고급라사로 진출했다. 근무조건은 가게청소, 양복기지 걸기로 하루를 시작한다. 마칠 때는 아침에 진열한 양복기지를 다시 걷어 큰 보자기 몇에 싸서 숙직실로 옮긴다. 숙직은 양복점 직원이 교대였으나, 순돌이 독차지로 침식제공이었다. 눕기가 미안할 정도인 깨끗한 하얀 침대에 자다가 떨어져 아침에는 방바닥에서 일어났다.

혹시나 내 수퉁니 한마리라도…침대시트 어딘가에 기어 다닐까봐 꼼꼼히 살핀 후 하루를 시작한다. 한 달에 1‧15일 두 번 쉬는 첫째 날이었다, 안동읍내를 걷다가 안동농림고등학교 교문 양쪽 50m 가량, 파란가을하늘햇살 춤추는 코스모스에 발을 멈췄다. 쑥색바지에 흰 교복, 검은 모자를 쓴 남학생들 등굣길, 나도 학생들처럼 저 코스모스교문을 한 번이라도 들어갔으면 죽어도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이 가슴을 짓눌렸다.

고급라사 건너편, 초등학교 2년 선배가 근무하는 가축병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수의사선생님은 소‧돼지 왕진치료가 90%란다. 선배는 청소와 가게지킴이 전화 받기다. 아주 간혹 아픈 개가 오면 개입이나 끈으로 묶어 주는 일이 고작이란다. 선배는 지루한 시간보내기로 쌓인 만화책 뒤편에 고입검정고시 책도 보였다. 저책은? 중학교 건너 뛰어 고등학교 막 바로 가는 책이란다. 선배는 고등학교 입학을 위해 밤에는 학원, 아침에는 동아일보배달 한단다.

중학교 졸업 않고도 고등학교? 나도 선배처럼 가축병원과 신문배달취업을 찐빵뇌물까지 주면서 부탁했다. 한 달쯤에서 선배가 가축병원과 대한일보(1961~1973)지국 마루에 공짜로 잠자는 좋은 조건으로 취업시켜주었다. 공짜 잠 대가로 청량리 발 안동도착 4시 49분, 열차소화물 칸에 신문받아 지국으로 가져온다. 지국에서 각 배달구역독자 수보다 5부씩 덤으로 해 배달원 몫몫이 배분까지 했다.

순돌이 신문배달 구역은 안동사장 뚝 경계로 신 시장 쪽, 옥야동, 광석동, 안기동, 평화동, 태화동, 등 안동시내 1/3 정도 넓이에 배달거리는 약 11km다. 등치가 작은 순돌이는 목에 맨 목도리를 길게 늘어 옆구리에 낀 신문을 잡아당겨 껴안고 배달했다. 신문사 냉 마루 동태 잠을 잔 겨울에도 마지막 배달지 경덕중학교에선 온 몸은 땀으로 젖었다. 겨울 냉 마루 잠에도 감기가 걸리지 않은 이유가 신문배달 운동이 아니었을까?

한국 신문역사는 1883년(고종 20) 발간한 ≪한성순보 漢城旬報≫를 근대적 신문출발점으로 본다. 세계적으로 따지면 신문개념과 요건을 어디 두느냐 따라 기원을 달리하나 일반적으로 로마공화국시대 필사신문 ≪악타 푸블리카 ActaPublica≫ 기원전(510∼31)으로 본다. 세계최초 일간신문은 1660년 독일에서 창간한≪라이프치거 자이퉁 LeipzigerZeitung≫라 한다.

신문은 구독신청으로 구독료납부가 정상이다. 1970년대까지도 신문구독신청과 관계없이 변칙적으로 배포했다. 자기구역에 신문 한부 늘리면 월급이 올라가고, 한부 줄면 월급이 깎이는 신문배달원이다. 이들은 부잣집이다 싶으면 문패에 적힌 주소와 이름 적고 신문 배포한다. 신문대금 수금하는 총무는 자기지역 신문배포부수가 현저히 줄면 해고다. 신문본사는 구독자가 지나치게 적으면 신문사문을 닫아야 한다.

함께 살아남기 위해, 제 4부란 언론 힘으로 관공서, 주류도매상, 나무재제재소, 극장, 대형술집 등이 그 대상 1호였다. 대략 이런 대상들은 원하지 않아도 신문강제구독은 피할 수 없어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렇지 않은 집도 많았다. 보통 사람은 자기 집 대문 안에 놓인 신문을 가져가 읽는 것은 일반적이다. 이는 민법 532조에서 계약은 승낙의 의사표시로 인정되는 사실이 성립된다.

순돌이 대한일보배달 거의 100%가까운 가정 집 대문에는 “대한일보 사절”이다. 어떤 집 대문에는 “‘대한일보 사절 야! 똥개쌔끼야’, ‘대한일보 사절 잡히면 죽인다.’” 있었다. 대한일보배달원 순돌이 잡으려고 모 주류상회 사장님께서는 몽둥이 들고 지키기까지 했다.

우리헌법 제21조 제1항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으로 우리장병과 구조원 10명까지 56명이나 희생했다. 한국과 미국‧호주‧영국‧스웨덴 등 전문가 73명 만장일치로 북한 어뢰공격을 증명했다. 이에 반대근거도 없이 온갖 억측으로 북한 어뢰공격이 아니라면서 북한 편을 든 신모씨, 우리법원은 언론자유를 들어 무죄란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선거법위반 무혐의 처분이유는 국민한테 못 밝힌다는 검찰이다.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알권리를 검찰이 짓밟았다고 하겠다. 신라젠 주가조작. 라임‧옵티머스 사건의 정관계 의혹, 415부정선거 고소 및 고발사건은 시골 농부님도…, 우리 검찰만 모르쇠다. ‘문대통령 편은 무죄, 반대편은 유죄’란 말은 그냥 나온 말은 아니다. 권력에 꼬리치는 판검사가 너무 많은 탓이 아닐까? 정의보다 부정의가 날뛰는 세상 더럽고 서럽다.

몽둥이로 대한일보 잡겠다는 모 주류상회 사장님 정보를 먼저 안 순돌이는 ‘조선일보요’하고 넣었다. ‘수고 했다’는 사장님 말씀, 귀에 앉기 전에 ‘야 이느마 대한일보~’ 성난 목소리가 바쁘게 뒤를 따른다. 귀먹은 순돌이 되어 넣어야 할 바로 옆집도 건너뛰며 도망친다. 일 년에 한 번씩 신문배달 고학생들께 선물을 한다는 바로 옆집 나무제재소는 제일 늦게 다시 돌아와 넣었다. 총무님이 순돌이구역에 한부 줄어도 월급 깎지 않겠다, 몽둥이전쟁은 종전되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신문은 수금원과 배달원이 다르다. 수금하는 총무는 ‘지금껏 넣은 것만 돈 주시면, 앞으로 신문배달 말라고 하겠습니다.’ 배달원 입장에서는 배달구역에 구독자 한 집이라도 줄면 월급이 깎이니 무조건 집어넣는다. 신문수금총무와 배달원, 본사까지 그렇게 하자는 묵시적 비밀약속이었다. 오랜 날, 얼마나 신문불공정거래가 많았으면 지금은 ‘신문공정거래신고센터’까지 생겼을까? 대문에 흔하게 보던 “00신문사절” 아~ 옛날이여다.

지개야스님
지개야스님
지개야 스님의 법명 ‘지개야’(祉丐也)는 ‘복 지(祉), 빌 개(丐), 어조사 야(也)’로 ‘복을 구걸하는 거지’라는 뜻입니다. 현재 자살예방심리상담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구수하고 친근한 어투지만, 날카로운 시선으로 속세의 혼란에 회초리를 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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