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추석입니다

아부지요. 어매, 내일은 추석입니다. 당신 천년 집 찾아뵙지 못하는 불효자식 지개야 중놈, 안부 올리옵니다. 40여 년 전 추석, 그땐 당신 아들 순돌이는 경남 양산군농협에 근무했지요. 단 한곳뿐인 덧티골 진출입로인 계(溪)곳 들길, 길은 좁아 짐수레왕래도 할 수 없었다. 12놉실 중 택시가 못 들어가는 덧티골이었다. 이번 추석엔 택시 다닐 신작로 닦기로 마을회의결정으로 삽괭이로 새벽부터 달뜨는 밤까지 부역은 한 달여 가까이했다.

동구 밖에 아들마중 택시마다 저긴 내 아들이…서울에서 식모살이하는 뒷집 17살 춘자, 저 밑에 올라오는 택시…, 거긴 박서방 맏아들이었다. 덧티골 집집마다 객지 나가 돈 번다는 사람 모두가 택시타고 왔다. 이리저리 지친 기다림 저 멀리 타박타박 걸어오는 저놈이 내 아들…, 창피해서 얼른 자리를 떴다는 아부지 푸념추억담이 그립습니다.

물들인 군복어깨에 똥 가방 맨 순돌이는 고향 간이무릉기차역에서 내렸다. 왼쪽 도랑 끼고 오른쪽 논들 사이도로는 원림초등학교 다니던 낯익은 길이다. 사람발자국에 놀란 길 풀 섶 개구리가 뛰어든 도랑 웅덩이 물둘레가 잠자하자, 노니는 버들묵지 피리 때가 한가롭게 헤엄 질이다. 어매 몰래 호롱불에 달구어 만든 바늘낚시에 보리밥 알 끼워 버들뭉치 낚던 생각이 새롱새롱 절로 난다.

1967년, 가뭄에 거북등처럼 갈라진 논바닥 벼들은 벌겋게 타들어 갔다. 낚시하던 도랑웅덩이 물을 높은 논에 퍼 올리려고 기둥 3개를 묶어세운 삼각대밧줄에 양동이를 맸다. 형, 누나, 순돌이는 양동이에 물을 퍼 담아 받쳐 올리면 힘 쌘 아부지는 위에서 밧줄을 잡아당겨 올려 논에 붓는다. 이른 새벽부터 어둠이 깊게 깔릴 때까지 퍼 넣은 물에도 벼들은 갈증에 죽어만 가고, 온 식구가슴도 까맣게 타 들어갔다.

그해 나락은 평작 1/4로 만족해야 했다. 그런 추억 가득한 논에는 알알이 영글어 젊잖게 고개 숙인 벼들이 바람결에 일렁이는 풍년을 노래했다. 춤추는 노을장단에 순돌이 콧노래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송편을 빚던 어매, 이마에 늘어난 주름살 가슴아파하던 그날은 어디로 갔을까? 부모님은 달나라 계수나무 뒷집으로 이사하신 지가 벌써 십여 년 세월이 흘렸다.

이 고장 저 고을로 떠돈 어언 5년 지개야중놈 만행발걸음, 언제까지 자동차핸들에 끌러 떠돌다가 멈춰 설 그곳이 어딘지 나도 모른다. 혹시나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신은 알까? 죽은 사람 넋이란 귀신, 신(귀신 신神)은 같은 말이나 뜻은 달리 한다. 김시습 금오신화(金鰲新話)에서는 귀신은 사람을 헤치는 음지령, 신은 사람을 이롭게 하는 양지령이라 했다. 각 종교해석도 이와 비슷하다. 신은 있긴 있나?

우리 조상님은 사람이 죽으면 혼(魂)은 하늘로, 백(魄)은 땅으로 갈라선다고 생각했다. 제 명을 다하지 못하고 억울하게 죽은 영혼은 이승과 저승도 아닌 구천을 떠돈다고 한다. 구천이란 하늘도 땅 도 아닌 우리 주변을 말한다. 너무 억울하게 죽은 아픈 한, 산자여 내 억울하고 억울한 한을 좀 풀어달라는 원혼에 하소연이다.

2020. 9. 22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부근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해수부 공무원 일등항해사 A(48)씨를 북한군이 총살해 불태웠다. 우리는 월북, 북한은 불법 침입이라는 지엽적인 가소로운 논쟁이다. 불법 침입이든 탈북이든 당시 A씨는 무기소지 하지 않은 민간인이 아닌가? 적군인 전쟁포로도 그렇게 살해하지 않는다.

2020년 9월 25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명의로 보낸 사과문, 문서 어디에도 없는 김정은 보냈다는 청와대. 2020. 6. 17. 각종언론보도에 따르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 장금철’ 담화 16일 우리는 개성공업지구에 꼴불견으로 서있던 북남공동련락사무소를 폭파해버렸다.” 이와 같은 사과는 장금철이 아닌가? 사람 죽이고 잘못했다면 용서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인가? 당신의 아들, 혹은 아버지가 그렇게 죽임을 당해도…?

미국 국민상대로 워터게이트 사건거짓말 들통으로 닉슨 대통령은 사임했다. 가장 정의로워야 할 법무부장관 추미애는 국민상대로 27번 한 거짓말도 용서하는 대한민국은 위대한 나라인가? 먼 훗날 역사는 문대통령과 법무부장관 추미애를 어떻게 평할까? 추미애 보좌관은 어떤 법적 근거로 남의 아들 휴가연장신청 했냐? 이를 받아준 국방부? 이런 들어난 범죄에도 죄가 없다는 부하검찰조사승인 결재한 윤석열검찰 총장은 거기 왜 있는지?

창궐코로나19, 상온 독감백신, 추미애법무부마피아 변호인이 된 검찰, 국민상대로 거짓말 경쟁하는 청와대와 추미애법무부 너무 어지럽다. 국민상대로 진실만 말하는 정부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람은 소승만 일까? 돌고 도는 길흉화복, 밤이 깊으면 새벽은 빨리 온다. 높이 올라가면 언젠가 반드시 떨어진다는 만고에 진리를 아는가? 정부나리들이여! 우리 모두 긍휼추석으로 다시 한 번 일어납시다.

무엇하나 변하지 않은 옛 모습 그대로 내 고향 갈라산막장마을 덧티골아! 세숫대야로 도랑물 퍼 물고기 잡던 구불 휘어진 절골 봇도랑 추억이 그립다. 손녀머릿니 잡아주던 어매 당신, 봄 햇살 가득담은 그 돌담도 보고 싶어요. 두둥실 달 타령 추석뀌뚜리아! 덧티골아! 미안하다. 중생누군가 눈물가득 껴안고 찾는 지개야 중놈목탁에 묶인 발걸음, 덧티골아 두 손 고이모아 미안합장 올립니다.

지개야스님
지개야스님
지개야 스님의 법명 ‘지개야’(祉丐也)는 ‘복 지(祉), 빌 개(丐), 어조사 야(也)’로 ‘복을 구걸하는 거지’라는 뜻입니다. 현재 자살예방심리상담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구수하고 친근한 어투지만, 날카로운 시선으로 속세의 혼란에 회초리를 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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