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11월 28일생 한우 ‘꽃등심’

‘꽃등심’ 이란 낱말은 1991년 11월 28일, 목요일, ‘KBS TV 6시 내 고향’ “이것이 진짜 한우다! 믿음을 팝니다!”에서 처음 탄생했다. 1982년 농가에서 암송아지 한 마리에 100여만 원을 주고 매입했다. 농부는 2년여 간 자식 키우듯이 키워 어미가 되어 생산한 송아지까지 끼워 팔아도 50만원을 받지 못하는 소 값 파동이 일어났다. 1983~84년 미국 소 과잉수입이 원인이었다. 1985년 4월 22·23일 양일간 기독교농민회원은 <미대사관 진입> 투쟁을 시도했다.

같은 해 7월 11일 충북 음성에선 “개 값만도 못한 소 값” 유인물을 뿌리는 가두시위를 했다. 그때 난 안동축협직원으로서 덴마크 그룬트비히 목사 “밖에서 잃은 것을 안에서 찾자” 한우농가를 찾아 다녔다. “‘내리면 오르고 오르면 내리는 소 값이다.’ ‘서울양반들은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번다. 우리는 서울사람이 못하는 소 투기로 돈을 벌자.’” 1985~86년 2여년에 걸쳐 내 두 달 월급으로 술과 밥을 사주면서 ‘소를 더 사 넣기 운동’을 펼쳤으나 실패했다.

축산농민마다 나를 보면 ‘미친놈이란 손가락질’로 피했다. ‘중매하다 안 되면 내 딸 준다.’ 축산농민 설득에 지친 난 1천만 원 대출과 사채로 1987년 초부터 약 10만 원짜리 송아지 100여 마리를 사 넣었다. 축산농민들께 돈 버는 방법을 가르치기 위해서였다. 내가 사 넣은 소가 다 자라지도 않은 1988년부터 소 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한우농가에서는 소장에서 내가 한우 암놈을 사면 암놈을, 수놈을 사면 수놈을 사 넣으면서 나를 따랐다.

안동지역 한우 농가에 소입식과 사육에는 성공했다. 판로는 옛날부터 내려온 방식대로 큰소·중소·송아지, 3구분으로 판매했다. 100만원 넘는 소를 주먹구구로 팔수 없다. 소를 저울에 개근해 팔기로 한우농가들과 합의하여 소 저울을 샀다. 소 장사들도 단합해서 소 저울 있는 집의 소는 매입해 주지 않아 판매처를 잃어버렸다. 1991년 판매처를 잃어버린 축산농가들은 스스로 판로개척에 나섰다.

그해 8월 15일 전국 최초로 한우농가가 서울하고도 강남 역삼동에 한우직판장 ‘안동황우촌’을 개업했다. 개업날 소 5두를 도축해 올라갔으나 다섯 근도 판매하지 못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조선일보에 호소해 전국네트워크 난에 ‘안동황우촌’ 기사화되었다. 최고 언론 조선일보에 힘입어 며칠 후 ‘kbs TV 6시 내 고향’과 촬영을 했다. 방송에서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은 등심을 부각시키자.

‘돼지고기 잘 먹어야 본전이다.’ 가난한 시절 잘 먹지 않은 동물성지방질을 소화하지 못해서다. 당시 소고기를 사려 정육점에 가는 사람 누구든지 “소고기 한 근 주세요. 기름 없는 곳으로” 주문이었다. 최고급육은 기름하나 없는 살코기 ‘안심’이었다. 소고기 부위 중 기름이 제일 많아 소비자한테 천대 받은 ‘등심’은 정육업자 외에는 이름조차 모를 때다. 축산업계에서 서리형상을 띈 고기라는 뜻에서 ‘상강(霜降)육’이라고 하는 등심의 이름을 바꾸자.

누구나 한 번 들으면 기억에 남아 다시 부르고 싶은 이름으로, 지구촌 어디에도 없는 ‘꽃등심’이란 단어를 탄생시켰다. 탄생 직후부터 온 국민으로부터 사랑받았고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받지 않을까? 우리 한우는 세계 어떤 소도 가지지 않은 우수한 맛의 ‘DNA’를 가졌다. 외국 거세소고기보다 비거세한우고기 맛이 훨씬 더 좋다. 한우도 거세한우보다 비거세한우가 훨씬 더 맛 좋다.

우리 국민건강 적신호인 비만원인 중 하나는 고기사이에 흰 기름이 많이 섞인 거세한우 꽃등심이다. 국민 건강과 양축농가 수익을 위해서라도 이제부터 한우에 대한 정부정책은 비거세한우로 바뀌어야 한다. 양축농가 입장에서 거세한우는 비거세한우에 비해 증체 효과는 100kg정도 뒤떨어진다. 소비자는 비만, 생산자 모두에게 이익 하나 없이 손해뿐인 거세한우 정책은 여기서 멈춰야 한다.

우리나라 한우 정책에 큰 획을 그은 난 지금껏 한 번도 거세한우 정책을 찬성하거나 권장한 적은 없다. 국민건강에 적인 거세한우 정책은 지금도 반대고 앞으로도 반대한다. 비거세한우 꽃 등심은 껌을 씹는 것 같이 적당히 질기며 맛도 훨씬 더 좋다. 한우등급 기준은 고기사이에 흰 기름이 많은 순서에 따라 A·B·C, 순위로 나눈다. 건강을 위해서는 기름은 적으면서도 맛은 크게 떨어지지 않은 C등급 즉 3등급 한우고기를 잡수길 건의한다.

지개야스님
지개야스님
지개야 스님의 법명 ‘지개야’(祉丐也)는 ‘복 지(祉), 빌 개(丐), 어조사 야(也)’로 ‘복을 구걸하는 거지’라는 뜻입니다. 현재 자살예방심리상담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구수하고 친근한 어투지만, 날카로운 시선으로 속세의 혼란에 회초리를 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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