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변화를 반영한 시니어 일자리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환경실천연합회가 서울시와 함께 마련한 장난감 재활용 캠페인. 사진=환경실천연합회

최근 사회변화를 반영한 시니어 일자리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기존 노동시장에서 한 걸음 나아가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직업들이 나타나면서 시니어들에게 새로운 노동기회를 제공한다.

직업은 사회문화적 배경과 기술 발전을 반영한다. 기존에 있던 직업이 소멸하고, 없던 직업이 생긴다. 타이피스트는 과거 1970~80년대 사무직의 상징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사라졌고, 빅데이터 전문가가 유망한 직업으로 떠오른 것이 좋은 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미래 유망직업 10가지를 발표했다. 날씨 조절 관리자, 데이터소거원, 기억대리인, 아바타개발자, 사물데이터인증원, 문화갈등해결원, 국제인재채용대리인, 인공장기조직개발자 등 듣기에도 생소한 직업들이 언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시니어 일자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시니어는 신체 노화에 따라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는 이제 상식으로도 통하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인해 방역분야에서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고, 에너지와 친환경 분야도 시니어들에게 맞는 일자리가 선보이고 있다. 특히, 마케팅 트렌드가 변하면서 시니어들의 주가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방역전문가

우선, 올해 갑자기 찾아온, 그렇지만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 감염 사태로 시니어 방역전문가라는 직업이 생겨났다. 한국방역협회와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가 6월 19일 ‘시니어 구직자 취업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진행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시니어 방역전문가 직무훈련을 개발하고 선발된 시니어들을 훈련하기로 했다. 교육을 이수한 시니어들은 방역전문가로 양성돼 방역 현장에서 활약하게 된다.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는 방역전문가 훈련을 통해 포스트코로나 시대 수요가 증대되고 있는 방역분야에서 시니어 일자리 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방역전문가 훈련 과정은 만 50세 이상 서울 거주 시니어는 누구나 지원이 가능한 무료 교육이다. 7월 6일부터 7일까지 교육한다.

훈련 내용은 방역전문가 이해, 방역·소독 실무, 위생해충 생태와 방제, 소독장비의 종류와 사용법이다. 훈련과정 참여를 통해 실제 소독 장비를 다뤄볼 수 있는 현장실습을 제공하고, 수료 후에는 시니어 구직자의 취업을 지원한다. 훈련 참여 희망자는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홈페이지 교육신청 게시판을 통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발전시설 안내&설명, 에너지해설사

최근 사회적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에너지 분야에서도 시니어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다. 한국동서발전이 울산지역 내 60세 이상 시니어 세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니어 에너지 해설사’를 양성한다. 동서발전은 6월 15일 울산 본사에서 울산광역시,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울산시 내일설계지원센터와 ‘시니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에너지 해설사 양성 실무협약’을 체결했다.

시니어 에너지 해설사는 동서발전이 운영하는 발전소를 비롯해 신재생에너지시설에 방문하는 일반인들에게 에너지 시설에 대한 설명과 안내를 맡는다. 초·중등학교 학생에게는 방문 교육을 통해 에너지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는 교육자 역할도 수행한다.

동서발전은 울산지역 시니어 에너지 해설사 양성을 위한 사업비와 활동장소를 제공한다. 울산시는 시니어 일자리를 총괄하고 관련 행정과 재정을 지원한다. 동서발전은 시니어 선발, 에너지 관련 교육과정을 거쳐 7월부터 올해 말까지 울산화력·경주풍력 방문객 안내, 울산 소재 초등학교 방문교육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시니어 에너지 해설사는 동서발전의 본업인 발전산업과 연계해 새롭게 만든 일자리다. 기존에 있던 단순 근로 위주의 노인일자리에 비하면 일자리의 질적 수준이 매우 높다. 에너지 시설을 방문하는 일반인과 학생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 에너지에 대한 이해와 알권리를 확대한다는 공익적 효용성도 크다.

동서발전은 올해 울산지역 시니어 에너지 해설사 6명을 양성하기로 했다. 앞으로 시니어 에너지 해설사의 지속가능성과 공익성을 높일 계힉이다. 특히 동해, 호남 등 동서발전이 운영하는 발전소까지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아이들 대상 장난감 재활용 강의

아이들이 한 번 쓰고 버리는 장난감을 재활용하는 일자리도 선보였다. 환경실천연합회가 ‘시니어의 장난감 재활용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한 장난감 재활용 교육은 현재 유통되고 있는 장난감 대부분이 플라스틱이나 고무와 같은 복합재질로 구성돼 분리배출이 어렵고, 잘못된 배출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문제점을 개선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장난감 재활용 교육 프로그램은 장난감 재활용과 아동교육에 관심 있는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자원순환과 현장체험, 안전교육을 진행한다. 시니어들은 이 교육을 이수한 후에는 유치부, 초등부 어린이를 대상으로 생활폐기물의 올바른 분리배출과 장난감 재활용 체험교육 강사로 일하게 된다.

환경실천연합회 관계자는 “점차 쓰레기로 배출되는 양이 늘어나고 있는 폐장난감에 대해 올바른 배출과 재활용 방법을 세대 간 소통을 통해 교육하는 매력적인 일”이라고 소개했다.

장난감재활용 강사들은 앞으로 폐장난감 수거 캠페인을 통해 아이들에게 재미있고 선순환적인 친환경 모델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실질적인 폐기물 감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케팅 트렌드 반영한 직업, 시니어모델

최근 마케팅 업계에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광고에도 시니어 모델들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최근 마케팅 업계의 화두는 ‘연령불가지론’(age-agnosticism)이란 개념이다. 기존에는 특정 시점을 전후로 세대를 분류하고, 한 세대가 공유하는 삶의 방식이 있을 것이란 가정에 따라 마케팅 타깃을 설정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 대신 사람들의 행동양식과 믿음, 관심사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실제로, ‘유로모니터’가 2019년 10대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를 조사해 소비자 행동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발표했다. 소비자 리서치는 새로운 시장에 접근하거나 기존 시장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단계다. 유로모니터의 가장 최근 소비자 리서치에서 1위가 바로 ‘연령불가지론’이었다.

2019년 영국의 한 리서치 업체가 18~65세, 즉 Z세대부터 베이비부머까지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라이프스타일조사에서도 ‘내 취미와 관심사는 나이의 영향을 받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응답자의 18%에 불과했다. ‘청년은 청년답게, 노인은 노인답게 살아야 한다’는 사회 통념이 깨치고 있다. 이러한 마케팅 트랜드를 가장 잘 반연한 시니어 일자리가 시니어모델이다.

마케팅 화두 라이브커머스 쇼호스트

최근 마케팅 업계의 또 다른 화두는 ‘라이브커머스’다. 라이브방송을 중심으로 온라인 쇼핑 환경이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실시간 동영상을 통해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방식이 라이브커머스다. 최근 5060시니어를 쇼호스트로 양성해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지갑이 두툼한 베이비붐세대를 노리고 동년배들이 출연시켜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는 것.

시니어 라이브커머스 일자리도 추진된다. 한 라이브커머스 전문기업과 시니어 교육사업업체가 라이브커머스를 통한 시니어셀러 양성사업을 추진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들 회사는 협력사업을 통해 5060세대를 중심으로 소셜미디어 활용 교육은 물론, 라이브방송 운영교육, 고객관리와 팬커뮤니케이션 소통교육, 라이브커머스 판매상품연계를 통해 ‘시니어 쇼호스트 셀러를 양성하기로 했다.

이들 기업은 시니어 라이브커머스 셀러가 다양한 소셜(SNS) 채널을 활용해 고객과 소통하고 관리하면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자질을 교육한다. 상품발굴, 상품기획, 주문·결제, 배송관리, 고객지원과 같은 업무도 교육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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