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영교

저녁 6시 반이 넘어 도착하였습니다. 어스름이 깔린 안동에 닿자 가고 싶은 장소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본래 여행 계획과 달리 첫 번째로 여행하게 된 곳은 바로 월영교입니다.

월영교는 길이 387m에 너비 3.6m로 국내에서 가장 긴 목책 인도교이며 다리 한가운데에 있는 정자는 월영정입니다. 먼저 간 남편을 위해 아내가 머리카락으로 만든 한 켤레 미투리 모양을 다리 모습에 담았다고 합니다. 월영교는 여행하며 보았던 여러 다리 중에서 가장 관리가 잘 된 다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월영교를 포함한 대부분의 다리는 야경을 보러 가는 경우가 많은데, 초반에는 관리가 잘 되어 멋있는 야경을 보여주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차 관리가 소홀해져 듬성듬성 이빨 빠진듯한 야경을 보여주는 다리가 많기 때문이죠. 그런데 일년 전이나 지금이나 월영교는 관리가 잘 되어 있었고 매력적인 야경 또한 잘 유지되고 있었답니다.

월영교를 건너 왼쪽으로 걷게 되면 이렇게 형형색색 조명이 바뀌며 화려한 야경을 연출하는 산책로가 있습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 중 많은 분들이 건넌 뒤 다시 돌아가기 힘들어서 끝까지 건너지 않으신다고 해요. 하지만 월영교만큼 아름다운 곳이니 꼭 산책해보시길 추천합니다. 걷다가 조금 지친다고 생각이 들면 벤치에서 잠시 쉬었다가 갈 수 있게 시설이 잘 조성되어 있으니 천천히 걸어보세요.

은은하게 길을 비춰주는 불빛을 따라 나오면 월영교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답니다. 월영교와 월영정을 직접 걸어보는 것이 좋지만, 때론 이렇게 그 밖을 천천히 걸으면서 외곽을 보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월영교를 걸으며 항상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는 것을 고집해야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에 담긴 월영교 곳곳이 아름다웠고, 사진을 아무리 잘 찍는다해도 그 때, 그 곳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담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간직하고 싶은 추억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좋은 이미지로 남긴다면 어느 곳이든 포토존이 되지 않을까요? 월영교를 여행하신다면 꼭 ‘나만의 포토존’을 찾아보세요.


안동찜닭 제대로 즐기기

월영교를 걷다보니 어느새 배가 출출해졌습니다. 그래서 먹거리, 볼거리 가득한 안동구시장을 찾아갔습니다. 안동구시장은 안동찜닭골목으로도 유명하답니다. 골목이 좁으니 갓길에 주차를 하는 것보다 공영주차장에 주차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찜닭을 여유롭게 먹고 나와도 주차요금은 천원정도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북적이가 찾았을 때의 안동찜닭골목거리는 한적한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배달하는 오토바이가 여기저기서 바쁘게 움직여서 ‘역시 안동구시장’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시장 내부로 들어가는 골목을 걷는 내내 여기저기서 찜닭을 만드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안동구시장의 찜닭에 대한 믿음이 자연스럽게 올라가죠?!

일년 전에 왔을 때는 조금은 특별한 안동찜닭을 맛보고 싶어 ‘총각찜닭’에 갔지만, 이번에는 안동찜닭의 고유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현대찜닭’을 찾았습니다. 입소문이 자자한 안동찜닭골목 맛집이라니 먹기 전부터 기대 만발이었답니다.

분주하게 찜닭을 조리하시는 상인의 모습을 보고 더욱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안동찜닭에는 여러가지 재료가 들어가는데, 재료 준비부터 조리까지 모든 것이 주문을 하는 동시에 시작됩니다. 팔팔 끓는 물에 필요한 재료를 바로바로 손질해서 넣고 조리합니다. 손질하시는 모습을 보니 재료의 싱싱함이 느껴져 더 좋았답니다.

최근 싱싱하지 못한 재료를 사용하는 몇몇 ‘나쁜’ 음식점이 적발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안동찜닭골목의 가게들은 오픈된 조리장에서 이렇게 싱싱한 재료를 사용하여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시니 입소문을 타지 않을 수가 없지요.

안동찜닭은 한마리입니다. 한 사람이 와도 반마리는 안 되고 무조건 한마리가 나오기 때문에, 나홀로 여행 하는 사람들에겐 약간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포장이 되기 때문에 먹다가 남게 되면 포장을 부탁드리는 것이 한 가지 방법입니다.

안동찜닭은 약간 달면서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끝 맛이 약간 맵습니다. 닭과 야채가 먹기 좋게 손질이 되어 있었고, 당면, 감자, 당근, 양파, 고추 등이 한껏 어울러져 더욱 감칠맛을 더해집니다. 공기밥 하나를 주문해서 국물에 비벼 먹었는데, 개인적으로 안동찜닭의 핵심은 바로 이 국물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안동찜닭을 먹으면서 찜닭만 먹고 남은 국물에 밥을 비벼먹지 않았다면, 그건 안동찜닭을 제대로 먹지 않은거라 말하고 싶어요. 안동찜닭을 드신다면 꼭 밥을 비벼먹는 것을 권장합니다.


다시 걷고 싶은 곳, 안동하회마을

날씨 좋은 둘째날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우리나라의 유산, 바로 안동하회마을을 찾았습니다. 안동하회마을에 가는 길은 어느 시골 가는 길 같아서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이런 편안함이 안동의 매력이지요. 버스 창문을 열고 시골의 냄새를 맡으면서 가다보니 왜 사람들이 귀농을 하는지 알 수 있을 거 같았답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안동하회마을을 돌아보기 위해 도착하자마자 하회장터에 갔습니다. 하회장터는 하회마을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식당, 기념품 상가가 밀집되어 있는 곳입니다. 오늘은 어제 먹은 찜닭과 함께 안동을 대표하는 메뉴인 간고등어를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노릇노릇 잘 구어진 간고등어를 보자마자 군침이 절로 나왔습니다. 간고등어 정식을 시켰더니, 간고등어뿐만 아니라 각종 음식들이 푸짐하게 나왔습니다. 물론 핵심은 안동 간고등어였지요. 간고등어는 짭잘한 맛이 일품이었고 밥 한 공기가 뚝딱 사라지게 한답니다. 또한 따뜻한 청국장 한 숟갈 하니, 추위에 꽁꽁 얼어있던 몸이 금방 녹아버렸습니다.

맛있는 안동 간고등어로 배를 채우고 본격적으로 안동하회마을을 구경했습니다. 안동하회마을은 유료이며, 관람료는 어른 3,000원, 청소년과 어린이는 각각 1500원, 1000원입니다. 안동시민엔 할인이 적용되어 더 저렴하게 안동하회마을에 입장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국가유공자, 장애인,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관련증을 소지하고 있을 시 무료로 입장 가능합니다.

일년 만에 다시 찾은 안동하회마을은 여전히 그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마을 안 주민분들은 어느 시골마을과 다르지 않게 밭농사를 하고 계시고, 초가지붕을 보수하고 계시고, 관람객들을 웃으며 맞이해주셨습니다. 작년에는 안동하회마을 지도를 들고 다니면서 유명한 참판댁을 보러 다녔지만 이번에는 지도를 보지 않고 천천히 걸어보았습니다. 안동하회마을을 다시 온 이유는 유명한 참판댁을 보러 온 것이 아닌, 조용하게 마을을 걸으면서 천천히 즐기기 위해서 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천천히 걷다보니 넓은 들판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장독대 그리고 조그만한 기와집 한 채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항상 빼곡히 붙어있는 높은 건물들을 보다가 이렇게 조그만한 기와집과 드넓은 하늘을 함께 보게 되니 마음이 탁 트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또한 높은 건물에는 낮은 구름이 닿을 것만 같았는데, 여기서 보니 구름이 정말 높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연과 함께 공존하려는 옛 조상들의 생각을 조금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안동하회마을을 걷다보면 이렇게 군데군데 꽃이 피어있습니다. 추운 겨울 날씨에도 예쁜 노랑색을 띄우면서 아름답게 반겨주었던 꽃들. 그 길을 계속 걸으면서 안동하회마을을 둘러 보았습니다.

안동하회마을을 거닐다보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감을 볼 수 있습니다. 초겨울부터 볼 수 있는 감은 곧 겨울이 올 거라는 것을 미리 알려주지요. 푸른 겨울 하늘과 함께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고 멋있습니다.

계속해서 걷다보니 어느새 삼신당 느티나무까지 다다랐습니다. 삼신당 느티나무는 안동하회마을을 지켜주는 나무로써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삼신당 느티나무를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흰종이에는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이 기원하는 소망들이 적혀있습니다.

북적이도 행복한 2017년을 기원하며 삼신당 느타나무에 쪽지를 적어 조심스럽게 매달아 보았습니다. 아직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언젠가는 꼭 이뤄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안당하회마을

삼신당

부용대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볼 수 있는 부용대입니다. 부용대에 올라가서 안동하회마을을 바라보면 안동하회마을이 한 눈에 모두 들어온다고 합니다. 작년에 못 가봐서 올해는 꼭 한번 올라가보려 했지만, 나룻배는 운영을 하지 않는 것 같았고,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어서 내년을 기약했습니다.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래도 낙동강 뒤로 보이는 부용대에 모습은 언제봐도 멋있는 것 같습니다.

1984년 마을 전체가 국가지정문화재로 선정된 안동하회마을. 작년에도 그리고 올해도 걸어보았습니다. 안동을 다시 찾은 새해,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았고, 다시 한번 안동의 느긋한 매력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 다시 찾고싶은 곳, 안동에서 새로운 마음가짐을 다잡아보세요.

기사자료 : 한국관광공사(korean.visitkore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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