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한 은퇴자들의 희망 나침반, 신병섭(64) 컨설턴트

[시니어신문=유별님 기자] 일정관리가 색깔 별로 빼곡하게 들어찬 스마트폰을 내보이며 활기찬 미소를 보이는 신병섭(64) 컨설턴트그는 여러 기업체에서 50대 이상 정년퇴직 또는 희망퇴직자들을 대상으로 생애설계를 교육하고 있다법으로 정해진 16시간 이상 의무교육 퇴직 후 삶이 핵심 주제.

최근 부캐란 말이 유행이다본래 여러 사람과 즐기는 온라인 게임에서 본래의 캐릭터’ 외에 부가적인 캐릭터를 뜻하는 말이다그 뜻이 확장돼 본래의 내 모습이 아닌 또 다른 나의 모습’, 그리고 주된 직업과 병행하는 여러 가지 부업들을 뜻하기도 한다.

신병섭 컨설턴트도 부캐로 여러 학원에서 직업상담사 자격증 취득반’ 학과목 강의를 하고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서울시50+북부캠퍼스에서 직업상담도 병행한다.

학원에서 ‘직업상담사 자격증 취득반’ 강의 중이다. 사진=신병섭

직업상담에 천착하는 사연이 있다신병섭 컨설턴트는 국내 유명 철강회사 30년 근무 경력 중 17년을 인사노무로 채웠다노동관계법규엔 해박하니현재 2곳의 학원에서 직업정보론과 노동시장론더불어 노동관계법규를 강의하고 있다.

그는 2015년 퇴직 후 취득한 직업상담사 2급 자격증이 있다이후 전직지원컨설턴트 자격을 추가로 취득했고직업상담사 1급 자격도 땄다. 2016~2017년엔 특성화고등학교 취업반 지원관으로 일했고, 2018년에는 직업훈련교사 자격증도 취득했다학원 강사로 나설만한 탄탄한 경력이다.

고등학생들과는 잘 맞지 않았다특성화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많이 상담했으나 간극 넓은 세대 차이를 겪으며 소통이 어려웠고공감력도 부족했다학부모와의 관계도 어려워 일의 의미와 보람을 느낄 수 없었다.

그러다 기업체 인사 관련 컨설팅과 서울시50+서부캠퍼스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하면서 대상이 중장년층으로 바뀌었다직장에서 30~40년을 일하다 나온 사람들은 퇴직의 충격과 앞으로의 삶에 대해 막연한 불안스트레스를 갖게 마련이다.

신병섭 컨설턴트는 이들에게 생애설계를 하며 당신만 겪는 일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남은 생은 많다어떻게 살 것인가를 중심으로 경력과 경험보유한 노하우적성흥미개인취향 등을 잘 파악해 적절한 직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위로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유료상담을 위해서는 자격증이 필요하다. MBTI, 에니어그램버크만진단 자격증을 땄다무료상담이지만 전문성을 더하기 위해 에고그램홀랜드검사프래디저검사 공부도 했다. 1년에 약 150건 정도의 상담을 4년 동안 이어가니 이제는 내담자를 30분만 마주하면 성향 파악이 끝나는 베테랑이 됐다.

학원에서는 20대부터 60대까지 자격증을 따려는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강의하며 따로 상담도 한다상담 사례 가운데 지난해 50대 중반 남성의 딱한 사정을 듣고 해결책을 내준 것이 기억에 남는다지금도 보람차고 가슴 뿌듯하다.

사연은 이렇다학벌도 경제력도 약한 50대 중반 남성 강 씨는 2명의 동업자와 함께 귀금속 도매상한테 받은 돈을 공장에 전달하고, 공장에서 물건을 받아 귀금속상에게 전달하는 일을 했다. 그러나 공장에서 돈만 받고 사라져 귀금속 도매상으로부터 사기죄로 고소당했다셋 중 강 씨 혼자 죄를 덮어쓰고 1년 6개월 형을 사는 동안 나머지 둘이 강 씨의 가족을 보살피기로 했다그러나 나머지 둘도 붙잡히고 말았다붙잡힌 두 사람 모두 조사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출소한 강 씨에게 현실은 막막했다자녀들은 어린 데다 빚이 너무 많았다가족이 피해를 볼까 봐 이혼했다고용센터에서 일자리를 알아봤으나 50대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고용센터의 권유로 서울시50+센터를 찾았다하지만그곳에는 생계형 일자리가 없었다답답한 마음을 겨우 가누던 중 다행히 신병섭 컨설턴트를 만났다.

그는 강 씨에게 금융권이 전과 사실을 알고 있으니 우선 신용회복위원회에 가라고 권했다돈을 버는 순간부터 적은 돈으로 장기간 금융권 빚을 분할상환하도록 해준다는 사실을 알렸다빚을 다 갚지 않아도 신용불량자 구제 차원에서 해결해 준다는 것도 귀띔했다그러나 강 씨는 개인 부채가 남아있어 개인회생제도에 걸리는 문제가 있었다.

신병섭 컨설턴트는 묘책을 썼다강 씨가 이혼상태니 1인가구로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하도록 했다일하며 월급을 받기 전까지 생계급여와 주거급여로 70만 원 정도를 받게 됐다그리고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따게 했다.

전기기능사 자격은 국가기관전략과정이라 4개월 교육에 400만 원이 들지만무료로 배울 수 있게 도왔다강 씨는 지난해 8월 자격증을 취득하고, 10월에는 아파트경비원으로 취직해 매달 270만 원을 받게 됐다그 가운데 150만 원은 가족들에게 보내고 있다신병섭 컨설턴트는 지금까지 한 일 가운데 가장 보람 있고 흐뭇한 사례라며 기분 좋은 미소를 보였다.

그는 중장년 은퇴자나 실업자들에게 정체하지 말고 컨설턴트를 찾아가라, “사회생활을 통해 터득한 기본능력은 갖추고 있으니 의지력으로 발품을 팔아야 한다고 강조한다또한, “고용센터 등 공공기관을 찾아 정보를 얻을 것을 권한다, “이전처럼 능력이 좋지 않아도 일거리는 많다고 했다.

그가 퇴직하면서 다짐한 것이 있다.

집에서 점심 먹지 말자!”

지금도 실천하며 상담 중에 자주 건네는 말이다.

인터뷰 내내 자신 있고 활기찬 목소리로 미소 지은 그는 10년은 젊어 보이는 패기를 갖고 있었다. “70대가 되면 큰 돈벌이에 매진하지 않고 자신을 꼭 필요로 하는 곳에서 부를 때만 열심을 내겠다고 했다.

그는 강사료나 상담료를 받으며 일하는 것보다 더 보람차고 의미 있는 일로 사회공헌활동을 꼽았다. ‘50+북부캠퍼스 컨설턴트로 5년째 봉사하고 있는데현재의 밑거름이라 생각한다.

신병섭 컨설턴트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은 쉬지 않겠으나 고액을 바라지는 않고 등급이 높은 일도 바라지 않겠다, “70세 이후에는 시니어를 위한 지하철 택배자전거 배달공원 풀 뽑기 같은 일을 즐기듯 쉬엄쉬엄 활동할 계획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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