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사회 개발과 환경 그리고 연기법

우리는 태양, 물, 흙, 공기 없이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습니다. 이 모든 요소가 존재하기에 우리가 숨 쉴 수 있고 식량을 얻을 수 있으며, 일상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태양은 식물이 자라도록 빛을 공급하고, 물과 흙은 생물이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는 터전이 됩니다. 이렇게 다양한 자연 요소와 현상이 서로 어우러져야만 우리가 안정적으로 먹고 입으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한 편, 우리의 삶은 단지 식량이나 물 같은 물질적 요소뿐 아니라, 깨끗한 공기와 건강한 환경이라는 무형의 자원에도 크게 의존합니다. 이처럼 우주의 모든 생명과 존재가 서로 돕고 키워 가며 ‘연기의 법칙’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오랜 세월 동안 자연과의 긴밀한 관계를 무시해 왔습니다. 마치 자연이 인간과는 별개의 존재인 것처럼 여기며 도시화를 추구했고, 편의와 발전을 이유로 숲을 베고 공장을 세우며 대기에 오염 물질을 배출했습니다. 이런 개발과 산업화는 초기에는 인간에게 물질적 풍요와 편리함을 제공했지만, 그 이면에는 환경 파괴와 자원 고갈, 생태계 교란이라는 문제를 야기했습니다.

이처럼 인간이 자연을 등한시한 대가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되돌아와, 기상이변이나 지구온난화 같은 환경재앙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결국 자연과 인간이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는 ‘연기법’을 무시한 대가는 심각한 결과를 낳고 있고, 우리는 그 여파에 직접적으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세계 곳곳에서 자연 파괴는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마존 등 열대우림 지역은 분당 축구장 40개 정도의 면적이 사라진다고 하며, 산림 훼손은 생태계 전반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숲이 없어지면 토양이 황폐화되어 농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빗물이 지표를 그대로 흘러내려 홍수를 야기하기도 합니다. 더불어 산림이 흡수하던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방출되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고, 수많은 생물종이 멸종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50년 안에 지구상 생물종의 1/4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이는 곧 인류가 누리는 생태계 서비스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으며, 극단적으로 인간의 생존마저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환경오염으로 인해 농작물이 제대로 생산되지 못하거나, 인간의 생식 능력이 감소하는 현상은 이미 세계 여러 연구 결과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 지구적인 노력이 절실합니다. 우선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현재의 무분별한 개발 방식을 재고해야 합니다. 자원의 무한한 사용과 경제성장 위주 정책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녹색 경제 체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숲과 습지, 해양 생태계를 복원하고 보호하는 국제적 협력이 필수적이며, 개인적으로도 일상 속에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재활용과 재사용을 실천해야 합니다.

또한 농업 분야에서도 화학비료와 농약 사용을 줄이고, 유기 농법이나 친환경 농법을 도입해 토양과 물의 오염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뿐 아니라,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화석연료 소비를 줄이는 노력도 중요합니다. 이러한 방향 전환은 단순히 ‘환경을 지키자’는 구호를 넘어, 우리의 생존 기반을 지키려는 필연적 선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과도한 욕망과 소비 문화 자체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연이 없이 인간만 번영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풍요의 개념을 다시 정의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풍요’는 단순한 경제적 부를 넘어, 맑은 공기를 마시고 깨끗한 물을 마시며, 다양한 생물이 공존하는 환경 속에서 안정을 누리는 삶을 말합니다. 만족을 줄 아는 태도와 청빈한 삶의 양식은 궁극적으로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이고, 자연과의 교감을 회복하는 길이 됩니다. 교육과 제도를 바꿔 이런 사고방식을 사회 전반에 확산시켜 나가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는 중요한 유산입니다.

자연은 그저 뒤에 배경처럼 서 있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와 긴밀히 연결된 생명 공동체입니다.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가 피어나기까지 온 우주의 에너지가 참여한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합니다. 인간이 내뱉는 한마디 말, 사소해 보이는 행동 하나에도 우주의 흐름이 스며들어 있고, 이는 다시 자연 전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렇듯 우리는 끊임없이 자연과 주고받으며 살아가고, 자연 또한 우리의 존재와 행동에 반응합니다. 그 결과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결국 우리 모두가 그 영향 아래 놓이게 됩니다. 따라서 자연과 인간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길만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참된 행복과 평화의 길이 될 것입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연기의 법칙’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만물은 서로를 통해 존재하고, 서로가 사라지면 함께 사라지기도 합니다. 반대로, 하나를 지켜내면 다른 존재를 함께 지킬 수 있는 희망의 여지도 생깁니다.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는 작은 실천이 온전한 지구 생태계를 다시금 구축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당장 행동한다면, 미래에도 숨 쉴 수 있는 공기와 마실 수 있는 물이 남아 있을 것입니다. 연기의 세계에서 자연과 인간은 따로 떨어져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공동체적인 시각으로, 서로를 키워 주고 보호하며, 보다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향해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서일석 기자
서일석 기자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시민 교육과 국가와 지방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전환 정책의 계획 이행 결과 와 평가 정보를 시민들과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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