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은 약사에게, 디자인은 산업미술가에게”

[시니어신문=안기영 기자] 1970년대 한국사회는 막 시동이 걸린 자동차에 가속기를 밟아 더욱 경제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시기였다. 산업화가 될수록 기업현장에서 산업미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정부기관 및 정책입안에도 전문인력이 필요하게 됐다. 이러한 점을 실감한 한홍택은 기회가 될 때마다 산업미술의 중요성과 전문성을 반영한 정책입안을 요청했다.

표어는 사회나 집단에서 어떤 의견을 주장하거나 캠페인처럼 사용하기 위해 그 내용을 간결하고 짧게 표현한 말이다. 한홍택 표어의 라임을 맞춘 리듬감과 스타카토 같은 운율을 박철희 그래픽 디자이너는 모음 획은 강단있게 내리긋는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전체적으로는 부드러운 레터링으로 표현했다. 1960~70년대, 그 시대의 급변하는 변화를 흡수하면서 할 말은 하는 산업미술가의 주장을 읽을 수 있다.

1970년대 당시, 산업미술가의 전문성을 알아주지 않는 울분과 전문성있는 정책의 집행을 요구하고, 때로는 반성을 촉구한 한홍택. 그의 대한상공회의소 연구대회 발표 논문, 「이해력 아쉬운 디자인 정책과 직권(職權)」 (1970년 11월 26일)을 세 줄 요약한 것이 이 표어다.

<모던 데자인 전시회>는 1960~70년대 한국사회를 풍미한 산업미술관련 표어들을 박철희외 현 시대의 그래픽 디자이너 9명이 재해석하고 현대적 감각의 그래픽 디자인의 옷으로 갈아입혀 중앙회랑에 전시 중. 그 시대가 산업미술가에게 요구한 사회적 요청과 산업미술가가 그 사회와 동종업계에 바라는 바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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