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장을 찾은 예비창업자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사진=월드전람

[시니어신문=주지영 기자] 창업시장이 꿈틀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이 무더기로 폐업하는 위태로운 상황. 하지만, ‘포스트코로나’로 향하기 위한 ‘위드코로나’를 기대하는 심리가 부풀고 있습니다. 창업시장도 프랜차이즈업계를 중심으로 ‘위드코로나’ ‘포스트코로나’를 전제로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한 전시업체가 지난 8월 중순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는 더 이상 코로나에 억눌릴 수만은 없다는 업계의 결연한 의지가 엿보였습니다. 특히, 행사장을 방문한 관람객 대부분이 일과 소득을 찾는 시니어들이었습니다. 프랜차이즈 창업, 과연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프랜차이즈와 창업, 주의할 점을 짚어봅니다.

예비창업자들에게는 가맹본사의 ‘매뉴얼’이란 단어가 낯설다. 프랜차이즈 창업에서 매뉴얼이란 사업의 표준화를 통해 이를 문서화하고, 가맹점주와 직원들에게 통일된 교육이 가능하도록 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매뉴얼이 확립돼야 고객이 언제 어느 가맹점을 방문하더라도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가맹본사의 매뉴얼은 프랜차이즈 창업의 생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하나 상황에 맞게 세부적으로 매뉴얼을 만들어 놓을수록 처한 상황에 대처하기가 쉽다. 하지만 의외로 매뉴얼이 부실한 프랜차이즈가 많다. 프랜차이즈 가맹사업 초기에는 대체로 매뉴얼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맹이 활발히 이뤄진 단계에 이르러서도 수정하지 않고 과거 매뉴얼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가맹본사 매뉴얼 철저하게 확인해야

프랜차이즈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소규모 가맹본사 대표자의 경우, 처음에는 대개 무턱대고 매장을 오픈해 준다. 그런데 제대로 된 매뉴얼이 없다 보니, 나중에는 점주들이 각자 멋대로 운영해 낭패를 보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초창기 매뉴얼도 없는 가맹본사와 계약해 피해를 입는 가맹점주가 더러 있다. 특히 점포 개발 매뉴얼이 없는 경우 예산에 맞춰 점포를 찾다 보면 장사가 어려운 입점지에 개점하면서 실패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프랜차이즈는 브랜드 사업이기도 하다. 따라서, 철저하게 매뉴얼에 의해 운영하면서 사업이 전개돼야 한다. 초기에는 매뉴얼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더라도 가맹점을 확대해 나가면서 좀 더 효율적인 운영방법과 가맹점에 이로운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잡아 나가야 한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미성숙했던 과거에는 말할 것도 없지만, 현재도 “이건 이렇게 하면 되고, 저건 이렇게 하면 됩니다”라고 말로만 전하는 가맹본사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반대로, 가맹본사의 매뉴얼은 완벽에 가까원도 창업자들이 대충 흘려듣거나 지키지 않는 경우도 많다. 특히 장사 좀 했다는 점주의 경우 가맹본사 매뉴얼을 따르지 않고 인테리어부터 메뉴 개발까지 본인의 의도에 따라 별도로 진행하려는 경우도 있다. 이는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다.

최상의 매뉴얼이 최고의 신뢰로 이어진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매뉴얼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경제적 부담을 감수해야 하므로 신중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메뉴에 관한 매뉴얼을 만들 때 다소 비싼 된장을 사용하면 전체 비용이 증가하므로 그만한 이유가 있는지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저렴한 된장을 넣어 배합했더니 맛이 덜해서 최상의 맛을 찾다 보니 비싼 된장이 쓰였고, 재료비는 조금 올랐을지라도 맛이 좋아 손님이 다시 찾을 것이란 확신이 생겼다면 이 같은 내용을 매뉴얼로 제작할 수 있다.

인테리어도 마찬가지다. 비싸면 평당 30만원의 비용을 주고 시방서까지 만들어 매장 인테리어를 하는데, 매뉴얼 수정을 반복하게 된다. 대다수 프랜차이즈 매장이 10개 이상 개점할 때까지 수정하고 또 수정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매장을 오픈해 최상의 인테리어 시나리오가 나오면 이를 문서화해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제대로 된 본사 매뉴얼이 있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어도 왜 이 시설을 해야 하는지, 왜 이 마감재를 사용하는지, 왜 가격이 책정됐는지 일일이 따지지 않고 파악할 수 있다.

본사는 수년간의 직영점과 가맹점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최상의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예비창업자가 해당 프랜차이즈를 신뢰하고 인정할 수 있다.

이해하기 쉽고 보기 쉬운 매뉴얼 있어야

예비창업자는 점포운영 매뉴얼, 상품관리 매뉴얼, 고객접대 매뉴얼, 직원교육 매뉴얼, 판촉·홍보 매뉴얼 등 각각의 매뉴얼 성격을 이해하고, 창업 전 본사로부터 이 매뉴얼들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매뉴얼은 실제로 매장을 운영하면서 경험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모든 부분이 순서에 맞게 작성될수록 좋다. 가맹점주가 점포를 계약한 뒤 매뉴얼 한 권 달랑 들고 해당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최고의 매뉴얼이다.

매뉴얼은 꼼꼼할수록 좋다. 예를 들어, ‘매장문은 오전 10시에 여는데, 열쇠는 직선으로 꼽아서 오른쪽으로 돌린 다음 왼발부터 들어가는 것이 좋다’는 정도까지 기재돼 있으면 좋다. 너무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간섭하는 것 같지만, 이것이 바로 매뉴얼이다.

어떤 분야에서 오랜 경험과 경륜을 축적한 경우 해당 업계 은어로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매뉴얼에는 전문용어나 어려운 말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매뉴얼은 누구나 쉽게 보고 이해하면서 따라 할 수 있게 제작해야 한다. 전문용어 등을 남발해 창업 초보자가 읽고 실행하기 힘들게 해서는 안 된다. 가급적 쉽고 간결한 문체, 그림, 일러스트 등을 첨부해 이해하기도 쉽고 실천하기도 쉽도록 해야 한다.

매뉴얼이란, 그 회사만의 이념과 사업 내용이 집약된 아주 중요한 자료다. 매장 운영형태가 변할 때마다 함께 바뀌어야 하고 소비자의 변화, 장소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계속해서 바뀌어야 한다. 불변의 매뉴얼이란 없다. 제대로 된 매뉴얼은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 모두를 성공으로 이끈다.

매뉴얼은 본사 경험의 비책, 반드시 믿고 따라야

가맹점주는 가맹본사를 믿고 따라야 한다. 그러기로 했다면, 본사의 매뉴얼대로 무조건 6개월까지는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경기 파주시에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K사장의 사례를 보자.

K사장은 현재 고깃집을 운영하면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과거에는 같은 점포에서 프랜차이즈 치킨 가맹점을 운영했다. 거주하는 동네의 치킨집이 잘 되는 것을 보고 창업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적자가 났다. 첫 달은 그러려니 했는데, 두세 달이 지나도 매출이 오르지 않았고, 본사와 마찰이 생기기 시작했다.

K사장은 “매누얼 대로 영업했는데 왜 매출이 오르지 않느냐? 뭐가 잘못된 것이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K사장은 답답한 마음에 본사 매뉴얼을 지키지 않고 결국 개인 매장 형태로 바꾸고 말았다.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다.

족발 프랜차이즈로 업종을 변경한 K사장. 하지만, 초기 매출이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본사 매뉴얼을 등진 실수로 실패를 경험한 K사장은 꿋꿋하게 본사 매뉴얼을 지켰다. 주면에서는 반찬을 더 제공하라거나, 된장을 바꿔보라는 제안도 있었지만 물리쳤다.

특히, 그날 삶은 족발만 손님상에 올린다는 본사의 매뉴얼을 철저하게 지켰다. 매뉴얼을 장장 9개월 동안 안타까울 정도로 지키려고, 매일 팔고 남은 족발은 아까워도 모두 버렸다. 팔리지 않은 족발을 매일 버린다는 사실이 인근에 거주하는 고객들에게 전달됐고, 그 후로 자리를 잡아 지금은 누구도 따라오기 힘들 정도의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이처럼 매뉴얼이란 때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본사가 경험과 시간을 들여 쌓아 놓은 마법 같은 비책이다. 매뉴얼이 없다면, 사실상 프랜차이즈라 말하기도 어렵다. 창업하기 전에 본사에 이런 비책이 들어간 매뉴얼이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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