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시장이 꿈틀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이 무더기로 폐업하는 위태로운 상황. 하지만, ‘포스트코로나’로 향하기 위한 ‘위드코로나’를 기대하는 심리가 부풀고 있습니다. 창업시장도 프랜차이즈업계를 중심으로 ‘위드코로나’ ‘포스트코로나’를 전제로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한 전시업체가 지난 8월 중순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는 더 이상 코로나에 억눌릴 수만은 없다는 업계의 결연한 의지가 엿보였습니다. 특히, 행사장을 방문한 관람객 대부분이 일과 소득을 찾는 시니어들이었습니다. 프랜차이즈 창업, 과연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프랜차이즈와 창업, 주의할 점을 짚어봅니다.
글·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준비기간은 1년 정도, 업종선택에만 4개월이 필요했습니다.”
매장 오픈 한 달 만에 회원 80명을 유치해 성공적인 요가사업을 펼치고 있는 이수선 씨. 그는 대기업 물류부서에서 18년 간 근무한 퇴직자 출신 베이비부머 창업자다. ‘어떤 업종을 창업할까’ 그게 가장 큰 고민이었다. 비슷한 또래의 주변 친구들이 퇴직 후 베이커리카페나 부침이 심한 외식업종에 투자해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외식업종이 아닌 서비스업종으로 가닥을 잡고 창업아이템을 찾던 중 지금 운영 중인 요가 프랜차이즈를 알게 됐다.
다른 퇴직자들처럼 불안했지다. 하지만, 퇴직 후 일을 해야 한다는 신념과 잘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에 대한 믿음 덕분에 1년 안에 창업할 수 있었다. 커피나 카페는 멋있어 보이지만 투자비가 많이 드는데 비해 수익성이 떨어져 대상에서 제외했다. 편의점은 24시간 운영과 인력관리에 자신이 없어 제외했다. 제과점은 편의점과 마찬가지로 수익성이 낮다는 점에서 포기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의 사업설명회를 이용해 업종을 선정했고, 사이사이 창업교육을 받으면서 대상 업종을 정하고 하나 둘 제외하면서 타당성을 검토했다.
철저한 준비와 현장경험이 안착으로 이어진다
“월급쟁이로 수십 년을 살아와서 경영에 자신이 없었는데, 요가 가맹본사의 사업설명회 듣고 난 후 투자비, 운영 관리 측면에서 큰 매력을 느꼈죠.”
당시 요가 가맹본사에는 직영점을 양수할 경우 2개월간 점장을 지원하고 실무교육을 통해 가맹점 경영 안정화를 지원하는 규정이 있었다. 창업 경험이 없어도 운영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에 이 씨는 자신감을 가졌다.
또한, 일반 카페나 외식업과는 달리 2, 3층 이상 권리금 없는 매장에서도 창업이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었다. 특히 가맹본사는 요가사업의 핵심인 R&D센터(요가지도자 양성, 아카데미) 교육기관을 통해 배출된 전문강사를 가맹점에 알선해 점주의 가장 큰 고민인 이직문제를 해결했다. 가장 큰 신뢰감을 얻은 부분이다.
이 씨는 아내와 함께 2주 남짓 8곳의 요가 가맹점을 직접 방문해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고객 유입률도 일일이 체크하면서 검증 과정도 확실히 챙겼다. 인수하려는 매장의 전년도 경영현황도 직접 분석했다. 이 요가 프랜차이즈의 사업성과 안정성을 확인한 후 직영매장을 인수했고, 가맹비, 점포비, 권리금, 교육비 포함 1억5000만 원을 투자해 50평 규모의 요가센터를 오픈했다. 지역주민들이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나머지 40%는 요가센터 인근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들이다.
18년간 물류센터에서 근무한 경력을 적극 활용해 지속적인 신규 회원모집을 위한 외부 홍보에 집중했다.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따로 채용하지 않고 입사 초기 때 가졌던 그 열정으로 지하철역 인근과 버스환승구간, 아파트 단지를 돌며 전단지를 하루 500장씩 배포하고 있습니다.”
현재 매장을 알리기 위해 본사와 협의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계획해 진행하고 있다. 그는 매주 토요일 1시간씩 진행되는 무료 요가체험으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경력을 활용한 매장 홍보뿐 아니라 회원 출석 관리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센터 운영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 45분까지 총 8타임으로 구성돼 있다. 이 씨는 교육이 끝난 회원들에게 일일이 안부 인사를 묻고, 나가는 문을 열어주는 등 고객과 친해지는 것을 우선순위로 한다. 센터에 항상 상주하면서 직원들과 요가강사들에게 솔선수범하려고 노력한다.
창업, 사회적 지위·체면은 과감히 떨쳐 내야
이수선 씨의 경우 매우 성공적으로 창업시장에 안착한 경우다. 일반적으로 베이비부머 창업자는 브랜드 지명도가 높은 업종과 깔끔하고 현대적인 업종을 선호하고 있다. 도넛전문점, 카페, 편의점, PC방 등은 기존에 화이트컬러들이 선호했던 업종들이다. 최근에는 이에 더해서 ‘전통음식전문점’과 ‘판매점’이 새로운 퇴직자 창업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퇴직자 출신으로 창업에 성공하려면 첫째, 경력을 창업에 최대한 활용한다. 관리능력, 마케팅, 기획력, 서비스 등은 성공 창업으로 가는 밑거름이 된다.
둘째, 현재 보유한 창업 자금보다는 창업비용이 저렴한 창업 아이템을 선택한다. 퇴직금이나 저축예금 등 투자금이 풍부하더라도 예비비를 따로 저축해야 초기 매출 부진에서도 안정성을 찾을 수 있다. 취직은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할 수 있지만, 창업은 매장을 오픈하면서부터 리스크가 발생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셋째, 예전의 사회적 지위나 체면은 과감히 떨쳐 내야 한다. 서비스업의 특성 상 상명하복식 직장 문화와는 다르다. 종업원의 성향과 예전 직장 후배들의 성향이 다른 점도 염두해야 한다.
넷째, 마인드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내성적인 스타일이라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전환해야 하며, 생각과 현실에는 항상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행동해야 한다.
다섯째, 창업을 서두르지 말자. 최소 6개월 또는 1년 이상 창업준비 기간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창업은 제2의 인생이므로 최대한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