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산업부문 과학기술없이 탄소중립 달성 불가”… 에너지 정책 세미나

탄소중립을 위한 5차 혁명은 단지 산업의 혁명이 아니라 사는 방식의 혁명이 되어야
“탄소중립 기술은 있다…실제 적용은 다른 문제”
“탄소 감축 기술의 경제성 확보가 매우 중요”

지금 세상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나 유럽연합(EU)의 탄소 감축법 등 주요국들은 과학기술정책으로 글로벌 기후 대응 프레임을 만드는 중이다.  이들을 대응하기 위해 국내 탄소 중립을 위한 과학기술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고 과학기술 연구개발(R&D)과 인프라 공급이 시급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 탄소 중립을 위해서 연간 탄소배출량의 46%를 아직 기술이 없는 신기술로 감축해야 한다고 했다. 절감 목표의 절반에 대해서는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다는 야기이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도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고 벤치마킹할 대상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과학기술 기반 탄소중립 확산 방안’을 주제로 제4회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 열렸다. 이세미나에서 국내 탄소중립기술의 현황과 원천 기술과 상용 기술의 연계 방안, 경제성 확보를 위한 정책 설계가 중요한 과제로 제기되었고 신기술 도입을 위한 유인책을 마련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세미나의 기조강연에서 한국과학기술연구원(윤석진) 원장은 “한국은 탄소 중립을 위한 핵심 요소기술을 이미 연구하거나 확보하고 있다”면서도 “기술이 있어도 실제로 기업에서 기술을 적용하는 것을 다른 문제” 라고 지적하고 “원천기술과 상용 기술의 연계 방안과 신기술 도입을 위한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과학기술 기반 탄소중립의 3대 요건으로 △기술 혁신 △기술 적용·확산 △연계·조율을 제시했다.

그는 “탄소중립에서만큼은 우리가 선도 기술을 선점해야 한다”며 탄소중립을 위한 5차 혁명은 단지 산업의 혁명이 아니라 사는 방식의 혁명이 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탄소중립을 우리나라가 약진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기존 고탄소 산업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를 위해 과학기술 중심의 혁신적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또한 이제는 국민과 함께 캠페인을 진행하고 과학기술 함양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정부나 기업이 ‘나홀로’하는 플레이가 아닌 정부 기업 국민이 다같이 하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 R&D 전략기획단(임영욱) 단장은 국내 탄소중립 여건을 에너지 다소비 중심 제조업과 화석연료 중심의 발전 구조, 낮은 재생에너지 비중, 선도국 대비 80% 수준인 탄소중립 기술 등 4중고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 산업부문은 국내 감축 량의 35.6%를 차지하고 그 중 다 배출 업종(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반도체·디스플레이)이 76%를 차지한다”며 “산업부문의 탄소 감축 기여 없이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은 물론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R&D 예비타당성 조사를 추진 중인 산업부의 ‘탄소중립 산업핵심기술 개발사업’의 주요 기술 내용을 소개하면서 장기적인 정책 포트폴리오의 흔들림 없는 추진을 위한 통합거버넌스 구축과 기술개발 지원의 조속한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토론에서 이재윤 산업연구원 실장은 탄소 감축 기술의 경제성 확보가 매우 중요” 하다고 강조하고 “2050 탄소 중립은 현재가 아닌 미래의 수단으로 달성 가능한 상황인 만큼 기술개발과 더불어 정교한 정책 설계가 중요하다”며 “특히 탄소중립 기술은 개발만큼이나 확산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차별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산업부문 감축 기술은 에너지나 수송 부문에 비해 평균 감축 비용이 높고 저비용 기술의 비중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탄소 감축 기술 개발의 경제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무탄소 에너지원 공급 인프라 시스템 등 에너지 R&D 진행 사항과 연계해 상용화 장애요인 최소화, 고비용 감축기술에 효과적인 탄소가격 정책 보완, 공공과 민간의 기술개발 역할 명확화 등이 주요한 과제”라고 분석했다.

이상호 포스코 기술연구원 전무는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HyREX)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선진국 사례가 있는지 묻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제는 포스코가 개발한 기술을 일본 등 후발 기업들이 먼저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수소환원제철은 100% 수소를 사용해 직접환원철(DRI)을 만들어 이를 전기로에서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없어 철강산업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기술로 꼽힌다. 포스코는 현재 수소가 25% 포함된 환원가스를 사용하는 파이넥스(FINEX) 기술을 사용 중이고, 이 기술을 기반으로 포스코형 하이렉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 전무는 “수소환원제철 기술로 생산된 철강제품이 기존 기술을 사용한 것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며 “가격이 올라가는 것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와 연대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일석 기자
서일석 기자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시민 교육과 국가와 지방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전환 정책의 계획 이행 결과 와 평가 정보를 시민들과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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