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숙(67), “퍼커션 신나게 두들기니 속이 ‘뻥’, 자원봉사 보람은 ‘덤’이죠!”

[시니어신문=유별님 기자] 요즘 시니어들은 많은 사회활동을 합니다젊어서는 아이들 키우며 돈 버느라 바빴지요이제는 자녀들이 다 커서 독립했고 경제적으로도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습니다인생후반전을 활발하게 지내려고 다양한 버킷리스트도 작성합니다악기 하나쯤은 연주하겠다는 항목도 있습니다색소폰기타오카리나 등등손바닥이나 손가락으로 두드리고 채로 치고마구 흔들어 리듬을 내는 악기 퍼커션(타악기)도 인기가 있습니다퍼커션 동호회를 이끌며 많은 연주회와 사회봉사를 잇고 있는 장기숙(67) 대표의 말을 들어봅니다.

퍼커션드럼 제외한 타악기 총칭

퍼커션(Percussion)은 드럼을 제외한 타악기의 총칭이다카혼젬베봉고콩가카바사쉐이커탬버린 등 많은 종류가 있다손과 발을 사용해 두드리고 흔들고 채로 쳐서 리듬을 낸다.

장기숙 대표는 퍼커션에서 제일 중요한 악기는 카혼(Cajon)과 젬베(Djembe)카혼은 상자 안에 기타나 철 줄을 대고 상자 뒤에 구멍을 뚫은 것이다손바닥이나 손가락으로 두드려 소리를 낸다젬베는 술잔 모양의 나무 공명통에 양이나 염소 가죽을 댄 것이다우리나라 장구를 생각하면 된다젬베 역시 손바닥이나 손가락으로 두드려 리듬을 낸다고 설명한다. “카혼은 음이 부드럽고 드럼의 역할을 한다젬베는 경쾌한 소리와 베이스의 웅장한 소리를 낸다고 귀띔한다.

카혼과 젬베의 뜻과 역사

장기숙 대표는 카혼은 남미 페루의 전통악기다전통악기 치고 역사는 짧고 탄생 배경이 애잔하다. 18세기 무렵 스페인 군대가 남미에 들어오면서 380년간 지배했다더불어 유럽의 가톨릭교회 교인들이 원주민과 노예들의 춤과 음악을 금지했다악기들도 빼앗았다그들은 울분을 토해내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악기를 만들어 애환을 달랬다그것이 카혼이다노예들이 사과 상자를 세워놓고 그 위에 앉아서 두드리며 리듬을 즐겼다카혼은 스페인어로 상자라는 뜻이라고 전한다.

이어 장 대표는 젬베는 13세기 경 서아프리카를 지배하던 고대 말라 제국에서 전해졌다어원은 아프다라는 뜻이다당시에 병을 낫게 하거나 의식에서 주술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라고 설명한다.

장기숙 대표는 공무원으로 일하다 2015년에 퇴직했다퇴직기념으로 남미 여행을 갔다그곳에서 남미 라틴음악의 매력에 빠졌다브라질 벼룩시장에서 세 가지 악기를 사왔다그 후 도심권50플러스 프로그램 중 퍼커션을 알게 됐다너무 신났다카혼을 택해 마구 두드리다보니 리듬도 경쾌하고 신났다무엇보다 답답하던 속이 뻥 뚫렸다생소한 카혼에 매력을 느꼈다. 4개월 과정이 끝나자 회원들과 함께 심화과정을 배웠다며 열정을 토한다.

공연도 하고 봉사도 하고

심화과정 2달을 배우고 나서 공연을 시작했다그래야 실력이 는다고 하더라중구에 있는 작은 도서관 개관기념 축하연주였다너무 신나서 커뮤니티를 결성했다.”

이후 장기숙 대표가 이끄는 커뮤니티 떼아모는 수도 없는 공연을 했다경로당복지관탑골공원마로니에 공원마을축제 등 문화소외계층을 찾아가는 봉사로 사회공헌활동이었다도심권50플러스에서 전문사회공헌단을 만들었다캘리서예뜨개질 등 많은 분야 중 떼아모는 악기 분야를 담당했다종로에서 행해지는 행사는 거의 찾아갈 정도였다. 4년 동안 100여 차례나 했다떼아모는 스페인어로 사랑하다라는 뜻이다페루는 스페인어를 쓴다카혼은 나라마다 모양과 이름이 다르다장 대표는 페루 카혼을 연주한다.

페루 카혼 연주법을 가르치는 장기숙 대표. 사진 오른쪽이 젬베다. 사진=장기숙

퍼커션 봉사활동에서 큰 보람

다문화가정 모임에서 핸드퍼커션 체험을 이끌 때였다그들은 우리 사회에서 소외감을 느끼며 위축돼 있다여러 나라에서 왔지만 한 자리에서 서로 웃고 연주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때 감동이었다.”

장 대표가 더 감동적이고 뿌듯하게 느끼는 때는 농아인들에게 퍼커션을 가르친 일이다농아인들은 청각장애 등으로 언어장애가 있는 사람들이다.

장기숙 대표는 처음에는 시무룩하고 눈치 보며 의욕이 없었다그런데 사랑으로 잘 보듬으며 가르치니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열심히 보고 따라 했다나중에는 크게 웃으며 성격도 밝아지고 명랑해졌다듣지는 못하지만 뭔가를 두드렸다는 후련함을 갖는 듯했다잘 따라 했다는 성취감을 느끼며 행복해 했다고 뿌듯해한다.

장 대표는 지적발달장애인 거주센터에서 2년 동안 퍼커션으로 봉사활동을 했다그때 말이 없고 조용하던 거주자가 있었다어떤 활동에도 참여를 거부하며 우울해했다그러나 퍼커션 시간이 거듭될수록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다선생님을 많이 기다렸다는 말도 하고 제일 신나게 두드렸다자기가 내는 소리에 신기해하며 성격도 많이 좋아졌다고 회상한다. “장애인들에게 퍼커션은 꼭 필요한 악기다사회에서 소외당하고 멸시받았던 울분을 마구 두드려 풀기에 그만이라며 몸도 흔들어 음악치료가 된다고 덧붙였다.

다문화 가정 모임. 퍼커션 커뮤니티 ‘떼아모’가 연주법을 가르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장기숙

시니어들에게 퍼커션을 권하는 이유

장 대표는 노인복지관에서 공연할 때 일도 잊지 못한다. “기운도 없고 눈에 생기도 없던 어르신들이 나중에는 일어나 춤을 추셨다자신들도 악기를 연주해보며 신기해하고흥겹다며 배우고 싶어 하셨다고 전한다.

한 TV방송에서는 장기숙 대표를 출연시켰다시니어들에게 활기를 주기 위한 프로그램이었다. ‘액티브시니어뭐라도 한 번 해보라이런 악기도 있다는 의미였다.

장 대표는 우리 손바닥에는 인체의 많은 장기들이 연관돼 있다고 한다퍼커션이 손바닥으로 두드리는 악기라 손뼉을 치는 효과를 얻는다또 뇌를 활성화하며 산소공급이 잘된다젊음 유지에 아주 좋다치매예방은 물론 우울감을 덜 수 있다

장기숙 대표는 함께 어울리며 연주하다 보니 사회성도 좋아져 고독하지 않다퍼커션은 리듬으로 흥을 주지만 이때 음악을 함께 즐기면 흥이 배가된다춤을 곁들이면 더욱 좋다며 퍼커션은 스트레스 해소에도 아주 좋다시니어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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