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로 날개 단 시니어, 새로운 기회의 장

AI 기술이 전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50·60대 시니어 세대에게 주목할 만한 새로운 기회가 등장하고 있다. 특히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도구가 대중화되면서, 오랜 경력과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시니어 세대가 이를 활용해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디지털정보진흥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55세 이상 인구 중 AI 도구 활용률이 지난해 대비 47% 증가했으며, 특히 은퇴 후 새로운 커리어를 모색하는 시니어층에서 그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 기사는 시니어 세대가 AI를 활용해 자신의 경험을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하는 방법과 실제 성공 사례를 분석한다.

경험을 디지털 자산으로: 시니어 세대가 가진 경쟁력

수십 년간 쌓아온 전문성과 경험은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가치 있는 자산이다. 다만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서 이러한 경험을 현대적 방식으로 표현하고 공유하는 능력이 부족할 경우,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KAIST 디지털전환연구소 김태호 교수는 “챗GPT와 같은 AI 도구는 시니어들의 풍부한 경험을 현대적 언어로 번역해주는 교량 역할을 한다”며 “평생 쌓아온 업계 지식, 노하우가 AI의 도움을 받아 블로그, 온라인 강의, 멘토링 프로그램,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로 재탄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격차 연구 전문가인 서울대 이민우 교수는 “기술은 젊은이들만의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AI는 오히려 경험이 풍부한 시니어 세대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는 복잡한 코딩 지식 없이도 대화하듯 사용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고, 시니어의 풍부한 경험과 결합될 때 차별화된 콘텐츠와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학습: 연구 결과로 밝혀진 시니어 세대 접근법

시니어 세대의 AI 학습은 ‘작은 질문 습관’에서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세대학교 평생교육원이 55~75세 성인 320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학습 목적을 명확히 설정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AI 활용 능력이 2.7배 높게 나타났다.

“골든 서클 이론에 기반한 ‘왜(Why)’ 중심의 접근법이 시니어 세대의 AI 학습에 특히 효과적”이라고 연구를 주도한 장미영 교수는 설명했다. 학습 동기를 명확히 할 때 과정이 더 의미 있고 지속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디지털교육연구소의 최신 보고서는 챗GPT 활용이 간단한 질문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내 전문 분야 지식을 콘텐츠로 만드는 방법”과 같은 구체적인 질문으로 AI와 상호작용을 시작하는 것이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분석이다.

주목할 점은 시니어 세대가 AI 활용에 있어 오히려 독특한 강점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디지털 리터러시 연구가인 박진호 박사는 “젊은 세대는 기술 습득 속도가 빠르지만, 시니어 세대는 삶의 맥락을 이해하고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 뛰어나다”며 “이러한 능력이 AI 활용의 질적 차별화를 가져온다”고 분석했다.

챗GPT: 시장 점유율 59.8%, 시니어 세대에 최적화된 도구

챗GPT는 현재 전 세계 AI 도구 시장에서 59.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55세 이상 사용자층에서도 이용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전문가들은 챗GPT 활용의 핵심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으로 꼽는다. 프롬프트란 AI에게 주는 질문이나 지시를 의미하며, 이를 효과적으로 구성하는 능력이 AI 활용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분석이다.

“시니어 세대가 자신의 전문성을 AI에게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전문가 오준석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어 ’30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으며 교육 경험을 살려 창의력 개발 워크숍을 기획하고 싶다’는 구체적 맥락을 제공하면, AI는 그에 맞는 최적화된 답변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시니어 세대가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 있어 오히려 강점을 보인다는 사실이다. 고려대학교 AI 윤리센터 김영수 교수는 “기술적 전문성보다 삶의 맥락을 이해하고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 AI 시대에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는 시니어 세대가 가진 풍부한 경험이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가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AI 학습 지속성 연구: 커뮤니티 기반 학습이 핵심

AI 기술 습득에 있어 시니어 세대가 직면하는 주요 과제는 ‘학습 지속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디지털 정보교육원이 발표한 ‘시니어 세대 AI 활용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AI 학습을 시작한 시니어의 72%가 3개월 내에 중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주목할 만한 발견은 커뮤니티 기반 학습에 참여한 시니어들의 학습 지속률이 4.2배 높았다는 점이다. 이는 50·60대를 위한 AI 클래스나 학습 모임이 단순한 기술 교육을 넘어 동기부여와 지속적 성장의 핵심 요소임을 시사한다.

현재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17곳에서 시니어 대상 AI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며, 문서 작성 자동화, SNS 콘텐츠 제작, 온라인 비즈니스 기획 등 실용적 기술 습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강남구 AI 교육센터에서 만난 이정숙 씨(60)는 “기술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큰 장벽이었다”며 “하지만 같은 세대와 함께 배우는 과정에서 자신감을 얻었고, 현재는 주 2회 블로그를 운영하며 월 100만 원의 광고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학교 평생교육원 디지털 리터러시 연구팀의 조현우 교수는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고령화 문제 해결에 AI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시니어 세대의 경험과 AI의 기술적 역량이 결합할 경우, 사회적 비용 절감과 새로운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지금 바로 첫걸음을 내딛어 보세요. 여러분의 풍부한 경험과 AI의 힘이 만나면, 인생의 새로운 장이 시작됩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합니다. 배움에는 끝이 없고, 성장에는 나이 제한이 없습니다.

우리 모두 함께, AI의 날개를 달고 더 높이 날아오르는 시니어 세대가 되어봅시다. 여러분의 두 번째 인생이 첫 번째보다 더 풍요롭고 의미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본 기사는 시니어 세대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더 많은 정보와 학습 자료는 각 지역 평생교육센터 및 디지털 배움터에서 무료로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서일석 기자
서일석 기자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시민 교육과 국가와 지방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전환 정책의 계획 이행 결과 와 평가 정보를 시민들과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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