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우진 실장(43)은 대학에서 경영학과 심리학을 전공한 뒤 대기업 기획실과 중견기업 인사팀의 채용․교육․평가 보상․조직진단 등 인사(HRM․HRD)분야에서 15년 넘는 경력을 쌓았다. 회사의 인사제도를 개선하면서 컨설팅업체와 함께 일했고,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정부기관의 인적자원관리 우수업체로 선정되는 등 뚜렷한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마흔을 넘어서며 직장에서의 비전이 불투명하다고 판단, 직장생활과 개인사업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그는 장래에 대비해 경영지도사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
송 실장과 같이 40대에 접어든 넘어선 직장인들은 누구나 앞으로의 방향을 걱정한다. 이에 따라 MBA 등 대학원 진학을 통해 학력 스펙을 올리려는 직장인도 많아졌다. 하지만, 명확한 목표와 계획을 갖고 차근차근 준비하기보다는 걱정으로 그치는 경우가 더 많다. 현 직장에서 잘 나가든 못 나가든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30대 말이나 40대 초반부터는 미래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준비를 끝내고 다디던 직장을 계속 다니는 경우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무런 준비나 대책도 없이 무작정 회사생활을 이어가는 직장인들이 문제다. 그렇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그 시작은 3년, 5년, 10년 후 나의 모습을 구체적인 글로 작성해 보는 것이다. 50세, 60세에는 무슨 일을 하겠다는 구체적인 경력목표를 정하는 것이다. 그 목표에 따라 현재 자신이 ‘잘하는 일’과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부족한 능력을 채워나가야 한다.
기업에서 10년 이상 된 인사관리 경력자가 회사를 떠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인사담당자의 ‘경력 경로’(Career path)를 요약해 보았다. 여기서 자격증은 참고사항이다. ①경영지도사 등 인사조직 컨설팅 ②공인노무사 등 노동법․노무 컨설팅 ③헤드헌팅, 잡 매니저 등 채용사업 ④직업상담사‧퇴직관리 등 취업‧전직지원 컨설팅 ⑤리더십․팀워크․조직활성화 등 기업교육 전문강사 및 과정개발 전문가 등이다.
송 실장의 인사조직 프로젝트 수행 경험과 준비 중인 ‘경영지도사’ 자격증 취득을 감안하면, ‘인사조직 컨설팅’의 방향이 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 장차 직장을 떠나 새로운 일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해당 업계의 실상을 파악해야 한다.
자신이 컨설턴트가 돼서 고객을 상대하고 영업하는 일은 고객으로서 컨설턴트와 일한 경험과 완전히 다르다. 혼자 준비하기보다는 자신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컨설팅 업체를 찾아보고, 가능하다면 외주 형태로 진행하면서 경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력을 따지는 풍토가 있는 컨설팅 업계의 특성상, 석사학위 취득도 고려해야 한다.
그 외에 외부교육(강의) 준비도 필수다. 교육은 수익모델이면서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다. 교육을 통해 자신을 홍보하고, 잠재 고객을 직접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자신만의 콘텐츠와 스토리가 담긴 교안을 개발하고, 강의 기술도 키워야 한다. 강의 내용이 검증이 되지 않은 경우에는 무료강의를 통해 피드백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기에 전문서적을 집필한다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하루아침에 이뤄 낼 수는 없다. 보통 3년 정도 내공을 쌓아야 한다. 또한, 외부 활동도 활발하게 해야 한다. 외부교육, 세미나, 인터넷 카페 모임 등에 참석하면서 다방면으로 인적 네트워크를 넓혀야 한다. 이와 함께 지금 함께 일하는 동료나 후배들이 고객이 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으로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어 둘 필요도 있다. 불혹의 마흔을 넘어서면, 비전은 자신이 만들어야 한다. 미래의 꿈을 목표관리(MBO) 방식으로 작성하고 관리하자. ‘나 주식회사’의 사업계획서를 만들고, 성과관리를 적용해 보자. 정기적으로 PDCA(Plan-Do-Check-Act)를 지속한다면, 꿈은 현실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