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분야 중장년 경력직의 재취업 전략

대학에서 무역을 전공하고 대기업 영업팀, 수출팀을 거쳐 휴대폰제조업체 SCM(Supply Chain Management, 공급망 관리)를 담당했던 이 과장(43). 잘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외국대학 MBA에 진학했다. 석사취득 후 일본계 회사의 물류(Logistics) 부서장으로 근무했다. 그러나, 경영악화로 인한 조직개편으로 별다른 준비 없이 회사를 나오게 됐다. 재직 중 다른 직장을 알아봐야 취업은 물론 연봉협상 등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자신의 스펙과 경력이 괜찮으니 연봉만 조금 낮추면 취업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았다. 헤드헌터도 만나고, 매일 채용공고를 체크하고 이력서를 제출했지만 2개월간 면접기회는 단 한 번뿐이었고, 그마저도 들러리였다는 생각만 들었다. 어느덧 마흔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가 취업의 장벽이 된 느낌이었다.

대학에서 독문학을 전공하고, 중소무역회사 수출과 대기업 물류 담당으로 근무하다 MBA를 취득하고 회사를 다니면서 물류 전공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박 부장(48)도 학업을 위해 직장생활을 그만뒀던 경우다. 박 부장은 정규직 입사를 원하지만 나이와 박사과정이라는 높은 스펙 때문에 취업이 힘들어 물류전문회사의 계약직 SCM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학력과 경력은 어디에 가도 떨어지지 않지만, 경력관리 부족으로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 과장의 경우는 근무했던 기업마다 영업, 해외영업, SCM 등 각각 다른 직무를 담당해 이 가운데 어느 한 부서에 지원할 경우 경력기간이나 전문성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박 부장의 경우는 물류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지만, 기업체의 임원으로 가기에는 전 직장의 지명도와 경력이 부족하다.

물류분야 경력경로 전문성 높여야

‘물류’하면 컨테이너나 택배서비스를 떠올린다. 물류분야의 커리어 방향을 살펴보면, ①제조업 또는 유통업체의 물류관리자로 Logistics/SCM 관리자 또는 물류전문업체의 관리자로 성장하는 경로 ②종합운송업체의 3자 물류업체의 물류담당자로 성장하는 경로 ③선사 출신의 경우 컨테이너 영업경험을 살려 포워딩(Forwarding) 업체, 벌크(Bulk)선 영업출신의 경우는 선주와 화주를 연결하는 브로커(Broker)가 되는 경로 ④글로벌 특송업체 출신은 관리자로 성장하거나 협력업체나 파트너 기업으로 이동하는 경로가 있다.

이 과장이 희망하는 SCM은 수요예측, 자재구매, 생산 및 재고관리 등 판매와 이익을 내기 위한 기업의 핵심 경영 활동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전문가들은 SCM 역량을 기업의 경쟁력 지수로 받아들여도 무방하다고 평가한다. 이 과장이 ①과 같은 기업에 취업한다면, 대기업 외에는 SCM이 모호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글로벌화된 대기업과 1차 대형 협력사를 중심으로 SCM이 도입됐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업체는 SCM보다는 구매조직으로서 구매와 조달업무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SCM 전문가로서 재취업의 길은 좁은 편이다.

유망 산업에서 일자리 찾아야

이 과장은 어학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외국계 기업이나 수출입 관련 업무를 알아보는 것이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방향이다. 아울러 그의 장래희망인 관세사 자격취득을 위해서는 연봉보다 일과 후에 공부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직장을 선택해야 한다. 박 부장의 경우는 박사 후 물류혁신 컨설팅과 강의 등 SCM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전자상거래의 성장으로 기업간 거래(B2B)와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를 대상으로 하는 물류 수요가 증가하고 새로운 투자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며, 물류가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중장년 경력직이라면, 이러한 예측을 어떻게 나와 연결시켜 자리매김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10년 후 미래를 예상하고, 자신만의 경력경로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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