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김형석 기자] AR(Augmented Reality)은 현실에 가상의 물체를 겹쳐 보이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한때 유행했던 ‘포켓몬GO’에 적용된 AR기술이 대표적입니다. 반면,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은 특수안경과 장갑 등을 사용,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구현된 가상세계를 체험하는 기술입니다. 신기술에 대한 놀라움보다는 콘텐츠로 승부하라는 것과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VR기술을 활용해야 합니다. 가상현실 VR 마케팅 성공사례와 핵심요소를 소개합니다.

실제의 현실을 기반으로 가상의 물체를 구현하는 AR기술과 달리, VR은 특수한 안경과 장갑 등을 사용해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된 현실, 또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공간을 체험하도록 하는 특징이 있다. 단순히 자유도라는 측면에서는 AR보다 공간적 제한이 없는 VR이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VR기술을 활용하면 소비자에게 자사의 제품을 간접체험할 수 있게 하고,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런 특징 때문에 최근 국내외 많은 기업

들이 경험적 측면을 토대로 VR기술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VR 마케팅의 성공사례와 핵심요인에 대해 알아본다.

항공사, 비행·여행 VR마케팅 접목

최근 속속 등장하고 있는 VR마케팅은 다양한 업종에서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는 업종은 항공업계다. ‘하늘을 난다’는 고유한 특성, 그리고 ‘여행’이라는 이미지를 360도 다양한 관점(view)에서 제공하는 VR영상과 맞아떨어진다.

한 항공사 마케팅 담당자는 “‘비행’과 ‘여행’이란 콘셉트로 VR 활용이 적합해 항공사들이 이를 마케팅에 접목하는 추세”라며 “VR로 취항지를 알리고 소비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A항공사는 로마 취항 1주년을 기념해 ‘오즈(OZ) 로마를 보여줘’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이 캠페인은 고객들이 로마의 여행명소와 관련된 개인적 에피소드를 신청하면 이 사연을 360도 VR 영상으로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A항공사가 VR을 마케팅에 활용한 건 처음이다.

J항공사는 국내 항공사 가운데 최초로 모바일로 감상할 수 있는 VR영상을 온라인에서 공개했다. 이 VR 영상은 인기 남성배우가 기장이 돼 타이베이 여행지를 안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비자들이 타이베이의 유명 관광지를 360도로 체험할 수 있도록 VR영상으로 제작한 것이다.

J항공은 또, 수도권에 위치한 쇼핑몰에 VR기기를 설치하고 이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곳에는 VR의 시초인 조종사 시뮬레이터도 설치돼 고객들이 직접 J항공사의 항공기 조정을 체험할 수 있다.

자동차 내외부 가상 체험 효과

자동차업계서도 VR은 마케팅 화두로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국내의 한 자동차 회사는 올해 1월 VR 카탈로그 영상을 선보였다. 책자 형식의 일반 카탈로그가 아니라 360도 영상을 통해 자동차의 내외부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동차 박람회인 모터쇼에서도 VR이 생중계 방송에 활용된다. 스튜디오 디지털에서 차량 내외관을 VR로 가상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체험존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VR기기와 헤드셋 등을 통해 모터쇼 현장에 가지 않고도 그 열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체험존 외에도 VR기술은 활용도가 높아 온라인 광고영상에 활용되기도 한다. 국내에서 제작된 영상 가운데 가장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은 한 국내 주류회사의 광고 영상이다. 영상에서는 인기 여배우가 여자 친구로 등장해 눈앞에서 말을 건다.

전문기기가 없어도 VR 간접 체험이 가능하며, 광고 영상에서 사용된 360도 VR 영상은 시청자가 보고 싶은 지점을 선택해 볼 수 있다. 화면을 드래그하거나 마우스를 움직이면 보는 각도를 자유로이 변경할 수 있고, 동영상을 360도 회전할 수 있다.

영상을 제작한 주류회사 관계자는 “단순 영상 조회수만 1주일 만에 150만회를 넘었다”며, “경쟁사보다 일찍 VR을 실제 마케팅으로 사용했고, 그 뒤로 많은 회사에서 비슷한 영상을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간제약 없는 장점 극대화

VR 마케팅 성공을 위한 핵심요소다.

첫째, VR기술을 통한 간접체험 제공이다. 제품을 구매하기 전, 제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접하는 것은 구매의사결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에 따라 기업도 구매시점에 맞춰 소비자들에게 보다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화장품 매장의 제품 시연이다. 백화점 매장이나 유명 브랜드 화장품 매장을 방문하면, 매장마다 화장품을 직접 발라보며 직원들에게 상담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실제 체험에 의한 제품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은 구매를 촉진시키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샘플이나 시연을 받을 수 있는 화장품과 달리 직접 구매를 하기 전까지는 서비스의 품질을 알 수 없는 여행사나 항공사의 경우 소비자에게 간접체험을 제공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이 같은 특성을 극복하기 위해 현재 국내외 항공사는 적극적으로 VR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집 안에서 360도 뷰를 제공하는 VR영상을 통해 마치 여행지에 있는 듯 한 감성적 만족감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감성적 만족감은 과거 사진과 팸플렛으로 느낄 수 없던 여행지에 대해 간접체험을 제공하고, 소비자의 구매의사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결국 VR마케팅은 현실을 기반으로 하는 AR과 달리 공간적 한계가 없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신중한 투자 검토 필요

둘째, 대중화 되지 않은 VR마케팅에 대한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 현실을 기반으로 하는 AR의 경우, 스마트폰 어플과 카메라를 통해 비교적 쉽게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VR의 경우 일반적으로 별도의 VR기기를 필요로 한다는 특징이 있다.

앞서 설명한 주류회사의 VR광고처럼 스마트폰을 이동시켜 360도 뷰를 체험하는 것이 가능하기는 하다. 하지만, VR기기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생생함이 많이 떨어진다. 이처럼 별도의 VR기기가 필요한 상황에서 아직 대중화 되지 않은 VR기술을 무작정 마케팅 전략에 활용하는 것은 예산을 낭비할 뿐이다. 그에 따라 현재 VR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대부분의 기업도 별도로 오프라인에 VR체험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물론 차후에 VR기기가 스마트폰처럼 대중화돼 누구나 쉽게 VR마케팅을 활용하는 날이 올수도 있겠지만, VR기기의 보급률이 낮은 현재 상황에서 VR마케팅에 대한 투자는 예산을 고려해 신중하게 추진돼야 한다.

AR과 VR, 서로 비슷한 듯 다른 두 기술은 분명 앞으로 더욱 완성도 높은 기술적 발전을 이루어내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나갈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마케팅 전략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신기술에 대한 기대감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그것을 뒷받침할 콘텐츠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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