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주지영 기자]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던 코로나 팬데믹이 ‘위드코로나’로 전환되면서 창업시장도 꿈틀대고 있습니다. 자영업 외엔 특별한 생계수단이 없는 시니어들에게는 창업이 유일한 길이기도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문을 닫았지만, 다른 업종에서 기회를 찾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자영업 비중이 유난히 높아 경쟁도 치열하지만, 늪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걸어 들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창업하기 전 다시 한 번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예비창업자들을 위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봅니다.
가맹점 창업은 성공적인 사업(브랜드)의 상호와 상표, 마케팅 기술 사용, 점포 운영을 위한 경영 및 마케팅 지원을 받아 가맹점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가맹점 창업은 이미 성공한 사업을 가져오는 것이기 때문에 상품과 노하우가 검증됐고, 실패위험도 감소된다. 가맹본부로부터 지속적인 훈련과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지역 및 전국적인 광고효과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가맹 로열티, 광고비 등 독립창업보다 추가되는 비용이 많고, 독립창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윤이 발생한다. 독립성이 제한된다. 가맹본부가 의무사항을 지키지 않을 경우 시정하기가 어렵고, 가맹본부의 문제가 가맹점의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단점이 있다.
가맹점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어떤 가맹본부와 계약하는가’다. 이는 본사가 가맹사업자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가맹사업자가 본사를 선택하는 것이다. 만약 본사를 잘못 선택하면 이는 사업의 실패고, 그 책임은 본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맹사업자 본인(점주)에게 있는 것이다.
가맹사업의 성공여부는 60%가 본사에 달려있고, 나머지 40%는 가맹점주의 역량과 노력에 달려있다. 이 말은 점주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40% 밖에 성과를 못 낸다는 뜻이기도 하다. 60%를 본사가 지원하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본사의 선택이 중요하다.
가맹점 창업, 본사 선택이 중요
첫째, 수익성이 좋아야 한다.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영업이익률, 투자대비 수익률, 원가율, 인건비 등을 수치로 따져 평가해야 한다. 매출액이 높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순이익이 얼마인가가 중요하다.
둘째,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야 한다. 창업해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인지도가 중요하다. 널리 알려져 있으면 고객확보가 용이하다. 다만, 긍정적인 인지도가 높아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점포수가 많다는 것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사가 광고를 얼마나 많이 하는가도 살펴봐야 한다.
셋째, 가맹사업자의 부담이 적정해야 한다. 가맹비를 받지 않는다고 좋은 본사는 아니다. 가맹비를 받지 않으면 어느 부분에선가 분명히 더 많은 비용을 부담시킬 것이다. 본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많은 이익을 챙길 수 있다. 가맹본사의 수익이 어느 부문에서 발생하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물류비가 주요 수익원이라면 가맹점은 재료비에서 비용부담이 커진다. 그러면 결국 많이 팔아도 이익이 적을 수밖에 없다.
매출액 대비 로열티를 받는 본사는 좋은 본사다. 가맹점의 매출이 높아져야 본사의 이익이 늘어나므로 가맹점을 적극 지원할 것이다. 가맹본사가 광고비 분담금을 요구하면 적극 지출해야 한다. 본사의 자금으로 광고를 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야 매출이 높아지므로 광고비를 내는 것을 아까워하지 말아야 한다. 본사 50%, 가맹점들이 50%의 광고비를 분담한다면 가맹점들은 적은 광고비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넷째, 프랜차이즈 시스템 구축이 잘 돼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가맹점이 매장 운영하는데 편리하다. 특히 프랜차이즈 외식업은 매장에서 직접 조리하지 않도록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매장에서 직접 메뉴를 조리할 경우 매장마다 맛(품질)이 달라진다. 그러면 맛의 일관성이 없어진다. 따라서 조리가 아니라 조립해야 한다. 매장에 전문기술자가 필요 없고, 인건비 비중이 낮아진다. 상품구성이 복잡하다면 로스율(제품불량률)이 늘어나고, 품질관리가 되지 않을 것이다.
업종· 아이템 선정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나라 창업자들의 창업 아이템은 외식업에 치중돼 있다. 60% 이상이 한식, 커피, 분식, 편의점, 제빵제과, 주점, 치킨 등의 아이템을 선택하고 있다. 업종 선택시 외식업보다는 서비스업종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창업비용도 적고 경쟁도 치열하지 않다. 업종을 무조건 정해놓고 창업하기보다는 시장조사를 통해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창업자들이 가장 애로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창업 아이템’이다. 시장을 먼저 보지 말고 자신에게 적합한 아이템이 무엇인지를 선정해야 한다. 두 번째 애로사항은 ‘점포위치 선정’이다. 가맹본사들은 상권 및 입지에 대해 이미 많은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 본사가 가맹점에게 어떤 입지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지, 본사의 상권 입지 능력을 살펴보고 검토하면 된다. 이외에도 ‘자금조달’, ‘창업 방법’ 등이 예비창업자들의 애로사항 3,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업종 선택시 가장 고려해야 할 점은 창업자의 적합성이다. 자신의 경력과 경험에 맞는 업종인가, 가치관에 맞는 업종인가를 검토해야 한다. 특히, 창업자의 자금이 중요하다. 3~6개월 간 운영자금을 준비하고 창업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좀 더 여유 있게 사업을 끌어갈 수 있다. 즐겁게 할 수 있는 일, 건강, 가족의 동의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두 번째는 상품성이다. 수요가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얼마나 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수요가 없다면 창업자가 수요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광고를 해야 한다. 막대한 노력과 비용이 들어갈 것이다. 커피집, 치킨집, 화장품 등이 많아진 이유는 바로 광고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업체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뜻이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독특한 특징’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 특징 중에서 ‘인테리어’는 제외해야 한다. 인테리어가 계속 손님을 끌어들지는 않는다. 그 회사의 핵심 상품의 경쟁력이 중요한 것이다.
저가 제품은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매력 있는 상품이지만 그것을 판매해서 수익을 챙겨야 하는 점주 입장에서는 고려의 대상이다. 1000원에 판매하는 커피라면, 도대체 몇 잔을 팔아야 임대료 내고 직원 월급을 줄 수 있을까. 저가 판매라도 점주가 누려야 할 이익을 포기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경기가 좋지 않아 저가 브랜드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시장 침투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그 저가 상품으로 얼마나 이익을 내느냐가 중요하므로 이에 대한 분석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업종 선택, 창업자 적합성이 가장 중요
셋째, 성장성이다. 선택하려는 아이템이 성장 중인지 사양길에 접어들었는지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 봐도 알 수 있다. 특히, 계절성이 강한 제품은 고려해야 한다. 이를 테면, 음료는 여름에는 무조건 강세를 보인다. 하지만 겨울에도 잘 팔릴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이것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본사가 그 극복 전략을 갖고 있다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고민해야 한다.
경쟁자의 진입 장벽이 높을수록 창업자에게 유리하다. 진입장벽이 낮으면 경쟁률이 치열해진다. 치킨업종의 경우 진입장벽이 낮아 경쟁이 극심하게 된 것이다.
넷째, 수익성이다. 투자비의 규모는 낮을수록 좋다. 무조건 투자비는 적게 들여야 한다. 신규 점포는 권리금이 없다. 똑같이 창업하지만 한 점주는 권리금 없이 계약금 3000만원으로 점포를 계약한 반면, 다른 점주는 권리금 8000만원을 더 주고 계약했다면 여기서부터 차이가 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전자의 점주는 여유 있게 지금부터 수익을 낼 수 있지만 후자의 점주는 아직까지도 손익분기점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자금에 맞게 시작해야지 시장 상황에 자신의 자금을 맞추면 금융 부담을 갖고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불리하다.
재료비와 인건비도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식자재 비율이 35% 수준인 가맹점은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식자재 비율이나 인건비가 높으면 수익이 그만큼 줄어든다. 가장 좋은 창업은 가족형 창업일 수 있다. 가족의 노동력을 충분히 활용하면 적은 인원에 가족과 함께 한다면 큰 어려움 없이 유지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