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김지선 기자] 기후변화는 우리 일상에 가까이 와 있는 현실적인 위험입니다. 기후변화 위협이 커짐에 따라 편안하고 쾌적한 기후환경을 누리는 것이 더는 공짜가 아닌,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돼야 합니다. 모든 주체가 기후변동과 지구온난화에 적응하고, 위험을 완화하는 일에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제 기후관련 분야에서도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해야 할 시점입니다.
“짚신이냐? 우산이냐?”
날씨경영이란 생산, 기획, 마케팅, 영업 등 기업 경영의 다양한 분야에 날씨를 적용해 기업의 이윤창출 및 경영 효율 증대에 활용하는 기업 운영 방법이다.
기상변화에 따라 기업의 생산량과 매출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기도 한다. 날씨로 인한 산업별 위험 형태가 나양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날씨경영의 필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날씨경영의 영역은 단순히 기상이변에 따른 손실을 줄이는 것에서 나아가 기후변화를 매출 확대의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 기업들은 장기간 축적된 기상정보를 경영정보와 접목해 날씨에 따라 변하는 고객의 행동패턴이나 심리까지 분석해 내고 있다.
날씨경영은 기업의 공급체인 관리 과정과 가치사슬 상에서 날씨로 인한 리스크를 관리하는 기법으로 상품별 특성과 기상요소별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수요 예측과 판매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업종별 나타나는 날씨 위험의 형태
건설업종은 공사현장 재해, 공정관리, 품질관리, 안전관리, 원가관리 등에 영향을 미친다. 농업분야에는 수해나 가뭄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 및 병충해 증가, 품질 저하 형태로 나타난다.
교통 및 항공업종의 날씨 위험은 비행기 운항 중단 및 안전사고 발생률 증가, 차량기체 및 사고증가, 철도(KTX) 및 전철(지하철) 운행 중단, 안전시고 발생률 증가를 유발한다.
제조업종은 여름 이상 저온 시 음료, 주류, 에어컨 제조업의 매출이 감소하고, 겨울 이상고온 시 패션업계, 계절상품 재고 물량 증가로 매출이 감소한다. 황사가 발생하면 기계조립, 초정밀산업 생산비용이 증가한다.
에너지 업종은 여름 저온, 겨울 고온시 전력 및 가스 산업 매출이 감소하고, 가뭄이 들면 수력발전의 발전량이 감소한다. 폭설이 내리면 전력 송전 이상이 발생한다.
레저업종은 여름 이상저온, 이상다우 시 항공, 여행사 레저객이 감소하고, 겨울 이상고온 시 스키장 고객감소 및 운영비용이 증가한다.
날씨정보로 마케팅 효과 톡톡히 봐
한 제과 체인은 이미 2012년부터 각 매장 POS(Point Of Sale System, 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 내부에 날씨정보와 날씨에 따른 예상 판매량을 표출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각 매장에서의 제품 발주 및 유통에 활용하고 있다.
분석된 데이터 추세를 보고 판매량을 결정하고, 최근 5년간 전국 169개 지점의 기상 관측 자료와 10억건 이상의 점포별 상품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를 실시간으로 전국 3100여개 점포 단말기에 제공했다. 이에 따라 가맹점들은 예전에는 감으로 알았던 것을 이제는 구체적인 데이터로 판매를 예측해 주문에 대처할 수 있게 됐다.
이 업체는 식품업계 최초로 기상·매출관계 데이터 분석을 통해 ‘날씨판매지수’를 개발, 보급해 한달 만에 조리빵 매출이 30% 증가했다.
날씨 및 계절적 요인은 고객의 재택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 때문에 홈쇼핑업계에서는 날씨가 중요하다.
대기업 계열 온라인 쇼핑업체는 날씨 경영을 도입, 상품 개발 및 신상품 출시시기 조정을 통해 8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과거 및 향후 날씨 데이터 DB를 구축, 매출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후 편성 및 마케팅에 활용, 재택율 주요 변수인 날시정보를 시청률과 함께 마케팅 환경 정보로 이용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황사시기에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이 집중 편성되고, 폭우, 장마 시에는 휴가를 떠나지 않은 고객을 위해 별미 식품류 및 조리식품, 게임기 등의 편성비중을 늘렸다.
그 결과 장마철에는 의류나 레저용품보다 조리식품, 게임기를, 폭우 때는 에어컨과 냉풍기를 일 2회 이상 편성해 4개월간 2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여름 에어컨의 경우, 목표 매출을 무려 230%가 넘었다. 통상 7월 말까지만 판매되는 에어커닝지만, 올여름에는 이례적으로 8월초까지 판매기간을 늘렸다.
사업에는 날씨가 변수, 날씨경영 적용해야
이처럼 날씨 변화에 따른 시설의 효율적 운영 및 기업경영성과 극대화를 위해서는 현재의 경영 상태를 체계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첫째, 주요 사업 성과지표별 유의적인 날씨변수 및 영향 정도를 파악하고 있는지 분석한다.
- 상습관(Business practice)을 파악하고 있는가?
- 과거 및 현재 기상정보를 확보하고 활용하고 있는가?
- 과거 주요 사업성과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가?
- 날씨변수 도출을 위한 시뮬레이션 분석을 실시하는가?
둘째, 각 매장별 운영에 대한 합리적인 수요예측모델을 정립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 최적의 수요예측모델은 개발이 되었는가?
- 기상예보에 기초한 사업성과의 예측치는 수립돼 있는가?
- 주요 매장 및 매출비중이 큰 매장 등에 급격한 수요변화 발생에 대한 시나리오는 존재하는가?
- 스마트폰을 통한 고객서비스 제공은 마련돼 있는가?
셋째,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모델)에 기초한 날씨 마케팅 전략은 수립돼 있는지 확인한다.
- 고객 가치는 무엇이며, 성공계획은 수립돼 있는가?
- 고객의 니즈는 무엇이며, 그것은 어떻게 구성돼 있는가?
- 고객의 핵심 구매요소는 무엇이며, 경쟁자와의 차별화 요소는 무엇인가?
- 향후 신규 비즈니스 콘셉트, 수익모델은 무엇인가?
기상청, 맞춤형 빅데이터 자료제공
오랜 기간 쌓아온 날씨 정보와 기업의 판매정보를 연관시켜 분석한 자료를 마케팅에 활용해 매출 증대를 꾀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과거에는 발전, 운수, 보험 분야에서 재해 예방차원에서 날씨에 관심을 가졌다면 최근엔 제조, 유통분야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에 날씨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매출정보와 날씨 정보라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빅데이터 기술이 정교해 지면서 나타난 변화이다.
기상청 역시 최근 공공데이터 활용을 위해 기상데이터를 개방하고 민간분야의 기상정보 활용을 지원하고 있다. 기상청은 자체적으로 보유, 운영 중인 29종의 자료 중 예보, 특보, 일기도, 위성, 레이더, 지상·해양·고층관측, 각종 기상지수, 황사자료 등을 포함한 23종의 자료를 분류에 따라 전면 또는 부분 개방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빅데이터 정보를 통해 날씨 정보를 단순히 재해 관련 정보로만 보는 것을 넘어서 각 사업부문의 컨설팅이나 새로운 서비스 제공에 활용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 기상청이 빅데이터를 통해 보다 세분화한 기상정보를 제공하면서 보험업계가 더욱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재해보험으르 확대하고 있다.
또한 이처럼 날씨정보와 기업의 판매정보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고객의 심리 및 행동 패턴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자료를 제공해 주는 것이 빅데이터를 이용한 날씨경영의 진정한 의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