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이길상 기자]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자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명 대를 넘어섰다. 반면, 유소년과 생산연령인구는 줄었다. 전체 내국인을 연령순으로 줄 세웠을 때 정가운데 위치하는 중위연령은 44.3세였다.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고령층 국민 10명 중 7명은 장래에도 일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근로희망연령은 73세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7월 29일 발표한 2020년 등록센서스 방식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한국에 거주하는 총인구(외국인 포함)는 5183만명으로 1년 전 5178만명보다 5만명(0.1%) 늘었다.
5세 단위 연령별로 보면 50~54세 인구가 424만6000명(8.5%)으로 가장 많고 45~49세 419만5000명(8.4%), 55~59세 409만2000명(8.2%)이다. 내국인 중위연령은 44.3세로 1년 전 43.7세보다 0.6세 올랐다.
15~64세 감소 vs 65세 이상 증가
유소년인구와 생산연령인구는 줄었으나 고령인구는 늘었다.
0~14세 유소년인구는 617만6000명(12.3%)으로 1년 전 631만명(12.6%)보다 13만6000명 줄었고, 15~64세 생산연령인구도 3575만2000명(71.3%)으로 1년 전 3594만명(71.9%)보다 19만1000명 감소했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820만6000명(16.4%)으로 1년 전 775만명(15.5%)보다 46만명 증가했다. 고령인구 비율은 2018년 0.6%p, 2019년 0.7%p, 2020년 0.9%p로 증가에 속도가 붙고 있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구분한다.
부양해야 할 노인인구도 급격히 증가
이처럼 저출산고령화가 진전되면서 유소년부양비와 노년부양비가 현저하게 거꾸로 가고 있다.
2000년 29.2였던 유소년부양비(생산연령인구 100명에 대한 유소년인구비)는 지난해 17.3으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노년부양비(생산연령인구 100명에 대한 고령인구비)는 10.2에서 23.0으로 상승했다. 생산연령인구 4명가량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유소년인구 100명에 대한 고령인구 비율인 노령화지수는 2000년 35.0에서 지난해 132.9로 올랐다.
고령인구가 유소년인구보다 많은 곳은 17개 시도 중 14개(82.4%), 229개 시군구 중 196개(85.6%)였다. 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시도는 전남(23.7%), 경북(21.6%), 전북(21.3%) 등이다.
고령층 70%, “73세까지 일하고 싶다”
고령화 속에서도 노후소득보장이 변변치 않다 보니 고령층 국민 10명 중 7명은 장래에도 일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근로희망연령은 73세로 나타났다.
7월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5월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55~79세 인구 1476만6000명 중 68.1%인 1005만9000명은 ‘장래 근로를 원한다’고 답했다.
장래 근로를 원하는 고령층 비율은 전년 동월과 비교해 0.7% 포인트(p) 높아졌다. 성별로는 남자는 77.4%, 여자는 59.6%가 근로를 희망했다.
일을 하기 원하는 이들의 경우 평균 근로 희망 연령은 72.9세로 전년 대비 0.2세 높아졌다. 적어도 73세까지는 일을 하고 싶다는 의미다.
일하려는 이유, “생활비 보태려고”
취업을 희망하는 이유로는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라고 답한 이가 58.7%로 가장 많았고, ‘일하는 즐거움’이 33.2%로 두 답변의 합이 90%를 넘었다. 이외에 무료해서(3.8%), 사회가 필요로 함(2.3%), 건강유지(2.0%) 등의 답변도 있었다.
일자리 선택 기준은 일의 양과 시간대가 28.4%로 가장 많았고, 임금수준(21.4%), 계속 근로 가능성(17.6%), 일의 내용(13.2%) 순이었다.
특히 현재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일 수록 향후 근로 의사도 더 높았다. 현재 취업자 827만6000명 중 770만6000명(93.1%)가 장래 근로를 원한다고 답한 반면, 취업경험이 있으나 현재 미취업자는 38.4%, 취업 경험이 없는 이들은 7.7%만이 향후 취업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단순노무직 비중 높은 불안안 취업구조
직업별 분포를 보면, 4명 중 1명(25.6%)은 단순노무직에 종사했다. 이어 서비스·판매종사자(22.3%), 기능·기계조작 종사자(22.3%) 순이었다. 여전히 고령층 고용환경이 매우 불안하고 열악하다는 뜻이다.
특히, 단순노무종사자 비중은 전년동월대비 1.6%p 상승한 반면, 관리자·전문가 비중은 1.3%p 하락했다.
고령층 취업자의 산업별 분포를 보면,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이 38.1%로 가장 높았고, 도소매·숙박음식업(17.6%), 농림어업(13.6%) 순으로 높았다.
건설업 비중은 전년동월대비 1.6%p 상승한 반면, 도소매·숙박음식업 비중은 1.6%p 떨어졌다. 15세 이상 취업자 전체 구성비와 비교해 보면, 농림어업 비중은 고령층(13.6%)이 8.0%p 더 높았다.
일자리 선택 기준, 일의 양과 시간
고령층이 일자리를 선택하는 기준은 돈보다 일의 양과 시간이었다.
장래 근로 희망자의 일자리 선택 기준은 일의 양과 시간대(28.4%)가 가장 우선됐고, 임금수준(21.4%), 계속근로 가능성(17.6%) 순이었다. 다만, 성별로 볼 때, 남자는 임금수준(23.4%), 여자는 일의 양과 시간대(36.5%)가 가장 많았다.
원하는 일자리 형태는 전일제가 54.7%, 시간제 45.3%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연령이 높을수록 전일제 희망 비중이 줄어들고, 시간제 희망 비중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 1년간 취업 경험이 있는 비율은 64.8%(956만2000명)로 전년 대비 0.5%p 하락했다. 직업능력개발훈련 참여자 비율도 12.8%(189만7000명)로 1년 전보다 3.1%가 하락했다.
희망임금, 150만~200만원
희망 월평균 임금은 150만~200만원이 22.0%로 가장 높았다. 100~150만원(18.4%), 200~250만원(17.8%)이라고 답한 의견도 큰 차이는 아니었다.
고령층 국민 중 지난 1년간 연금을 수령한 비율은 48.4%(714만4000명)로 전년동월대비 1.3%p 상승했다. 60~79세 연금 수령자 비율은 64.9%(690만3000명)로 전년동월대비 0.3%p 올랐다.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64만원으로 1년 전보다 1만원이 증가했으며, 남자는 83만원, 여자는 43만원으로 각각 1만원씩 늘었다. 연금 수령자 10명 중 4명(38.1%)은 매달 25만~50만원 미만 받았다. 150만원 이상 받은 경우는 10명 중 1명(9.5%)에 불과했다.
주된 일자리에서 물러나는 시기도 짧아지고 있다.
55~64세 고령층의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의 평균 근속기간은 15년 2.1개월로 전년 동월 대비 4.9개월 감소했다. 남자가 18년 9.1개월, 여자가 11년 6.1개월로 7년 3개월이 더 길었으며, 전년과 비교하면 남자는 6.1개월, 여자는 3.7개월 감소했다.
일자리를 그만둘 당시 평균 연령은 49.3세로 전년보다 0.1세 감소했다. 남자는 51.2세, 여자는 47.7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