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탄소중립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이상고온과 폭우 등 세계적 기후 위기로 인해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날로 커지고 있는 데다, 이에 맞서기 위해 세계 각국이 다양한 정책을 내놓으면서 국제경제 질서도 바뀌고 있어서다.
올해 5월 말 신설된 탄소중립위원회는(민간 위원장 윤순진) ‘기후 위기로부터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탄소중립사회’라는 비전을 설정하고, 소속 기술 작업반을 통해 책임성, 포용성, 공정성, 합리성, 확신성이라는 다섯 가지 원칙에 입각해서 약 2개월간의 검토과정을 거쳐서 마련한 총 세 가지의 2050년 탄소 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8월 5일 공개했다.
시나리오를 공개하면서 윤순진 위원장은 “탄소 중립은 더 이상 이상기후의 문제만이 아니라 경제문제 와도 연결돼 있다”고 강조 했다. 실제 유럽연합(EU)은 최근 ‘탄소국경세’ 도입 방침을 밝혔다. 수출 제조업에 기대어 사는 우리나라로서는 적극적인 대비 책을 내놔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향후 30년 동안 전환 내용을 전망한 것으로 부문별 세부 집행 방향과 전환 속도를 가늠하는 나침반의 역할하며 장기 전망에 다소간에 불확실성이 존재하여 여건의 변화를 감안해서 일정 기간마다 갱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 했다.
제시한 시나리오 초안은 기존의 체계와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기술 발전 및 원료와 연료의 전환을 고려한 1안, 그리고 1안에 생활양식 변화를 통해서 온실가스를 추가로 감축하는 2안, 마지막으로 화석연료를 과감히 줄이고 수소 공급을 전량 그린 수소로 전환하는 등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3안 등 총 세 가지 안이다.
각각의 대안은 석탄 발전 유무, 전기수소차의 비중, 건물에너지 관리, 탄소 포집 이용 및 저장, 흡수원 확보 등 핵심 감축 수단과 그 수준을 현실적 여건과 전제 가정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였다.그 결과, 1안은 2,450만 t, 2안은 1,870만 t, 3안은 순 배출량 0, 이다.
세 가지 시나리오 안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전환 부문에 대해서는 2018년 총 2억 6,960만 t의 배출량 대비 각 대안 별로 82.9~100%까지 감축된다. 1안은 4,620만 t, 2안은 3,120만 t, 3안의 경우는 0, 2050년 배출량을 예상하고 있다.
1안의 경우, 2050년까지 신설 석탄 발전소 7개가 유지되는 것을 전제로 했으며, 2안은 석탄 발전은 중단하되, LNG 발전은 긴급한 수요에 활용하는 것으로 가정했고, 3안은 재생에너지 공급 비중을 보다 확대하고 석탄 발전과 LNG발전을 전량 중단하는 것을 가정한 것이다.
재생에너지는 1안에서는 57%, 2안에서는 59.2%, 3안에서는 70.8%까지 확대되는 것으로 예상했다.
1·2안의 경우, 석탄 발전과 LNG발전에 따라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탄소 포집 이용 및 저장을 통해서 전량 포집 저장 활용하는 것을 전제로 했다. 반면, 2·3안에 따른 석탄 및 LNG발전 중단은 근거 법률과 보상방안 마련 등을 전제로 한 것이다.
산업부문의 2050년 배출량은 1·2·3안 공히 2018년 총 배출량 2억 6,050만 t 대비 79.6% 감축된 5,310만 t을 전망했다. 철강업 고로 전부를 전기로 로 전환하고, 석유화학 정유업은 전기 가열로를 도입하거나 바이오매스 보일러로 교체하며, 전력 다소비 업종의 에너지 효율 향상 등을 전제로 했다.
수송부문의 2050년 배출량은 2018년 총 배출량 9,810만 t 대비 88.6%에서 97.1% 감축된 것으로 1·2안은 1,120만 t, 3안은 280만 t을 예상했다. 1·2안과 3안의 차이는 전기 수소차 보급률로 1·2안은 전기수소차 보급률을 76%로 보았고, 3안은 97%까지 보급되는 것으로 가정한 것이다.
건물 부문의 2050년 총 배출량은 2018년 5,210만 t 대비 86.4%에서 88.1% 감축된 수준으로 1·2안은 710만 t, 3안은 620만 t으로 본다.
1·2안과 대비해서 3안은 열원으로 수소와 재생에너지를 활용함으로써 도시가스 사용을 줄여서 온실가스를 추가적으로 감축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농축수산부문의 2050년 배출량은 2018년 2,470만 t 대비 31.2%에서 37.7% 감축된 것으로 1안은 1,700만 t, 2·3안은 1,540만 t을 예상한다.
폐기물부문의 2050년 배출량은 일회용품 사용 제한, 재생 원료 사용 등을 통해서 2018년 1,710만 t 대비 74% 감축된 440만 t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산림 관리 강화를 통해서 1·2안 2,410만 t, 3안은 2,470만 t의 온실가스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3안의 경우, 목재의 건축재로 사용을 늘림으로써 추가 감축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온실가스를 포집해 저장 또는 활용하는 탄소 포집 이용 및 저장 기술의 경우, 투자 확대 및 기술 개발 등을 통해서 1안은 9,500만 t, 2안은 8,500만 t, 3안은 5,790만 t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1·2안의 경우, 앞서 전환 부문에서 언급한 석탄과 LNG발전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처리를 포함한 수치이다.
2050년에는 수소에 대한 수요가 확대된다. LNG 등에서 추출하는 수소를 공급하는 경우를 전제하는 1·2안의 경우 1,360만 t의 온실가스가 배출될 전망이며, 3안과 같이 그린수소만을 이용한다고 가정할 경우에는 수소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0이 된다.
탄소중립시민회의에 지역, 성별, 연령, 직업, 학력 등을 고려한 500여 명의 일반시민이 참여하는데, 특히 미래 기후변화 영향을 직접 받게 되는 미래 세대인 15세 이상의 10대 청소년도 참여하여 의견수렴 기간 동안 부처 간 추가 논의도 병행해서 시나리오를 통해서 제안된 감축 수단과 정책 제언의 파급효과 등에서도 검토할 예정이다.
그러나 기후환경단체 등은 탄소 중립을 내걸고 출범한 탄소중립위원회가 사실상 ‘그린 워싱’(위장환경주의)을 하고 있고 “탄소중립 없는 탄소중립 시나리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기후환경단체 등은 정부에 아직 완공되지 않은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7기 건설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시나리오 3개안 중 2개안이 탄소 중립을 이루지 못하는 내용이고,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나머지 1개안 역시 온실가스 주요 배출원인 석탄화력발전 및 휘발유 경유 차량 퇴출 시점을 담고 있지 않다.
지난해 문 대통령이 선언한 2050년 탄소중립이 상수가 아니고 변수가 되었다고 비판하고 탄소중립 이루는 길을 찾기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라고 탄소중립위를 설립했는데, 정부부처가 만들어준 1·2안에 끌려 다니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탄소중립위는 3개 시나리오 초안을 토대로 산업계 노동계 등 이해당사자와 각 부처 의견 수렴, 국민대토론회를 거친 뒤 정부 최종안을 오는 10월 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