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들의 금융 나침반…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오영환 사무총장

[시니어신문=정은조 기자] 4차 산업혁명의 전개로 금융의 정보화, 디지털화도 가속되고 있으나, 금융이해도가 낮은 시니어들의 금융서비스 접근성은 더욱 제한되고 있습니다. 변화에 적응하기 힘든 시니어 계층은 결국 금융에서 소외되는 결과로 나타나고, 금융사기 피해 등에 노출될 위험도 높은 것이 현실입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2020년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만18~79세)의 전반적 금융이해력은 대체로 양호하나, 노년층은 금융 지식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국내 유일 시니어 금융 소비자를 위한 단체로 사단법인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가 있습니다.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의 오영환 사무총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Q. 먼저,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대한노인회 정책 이사로 오래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부터 금융위원회 비영리법인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총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Q.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A. 시니어 인구의 건강한 노후대책은 우리 사회의 커다란 과제가 됐습니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이야말로 행복한 노후생활의 기초입니다.우리나라 시니어들의 금융이해력 수준은 국제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보화 역량도 부족해 스마트뱅킹 등 디지털 금융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금융소외계층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는 금융교육을 통해 시니어들의 금융이해도와 디지털금융 활용을 높이고 자산 관리를 통해 노후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금융사기 예방 교육을 위해 뮤지컬, 연극을 만들었지요?

A. 요새 보이스 피싱이나 사기행위가 많습니다. 어르신들의 경우 20~30분만 지나면 집중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금융사기 예방 교육을 뮤지컬이나 연극으로 만들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르신들 모아놓고 실제로 전문 공연장에서 합니다.
어르신들이 공연도 즐겁게 보시고, 중요한 것도 하나 얻어가시는 거죠. 실제로도 굉장히 재밌게 보시더라고요. 실제 배우들이 공연하거든요. 극단하고 같이 협업하고 있습니다. 1회 관람 인원은 100명에서 200명 정도 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다가 연극은 재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문제만 없다면 뮤지컬도 곧 재개할 예정입니다.

Q. 시니어는 금융 소외계층이기도 합니다만.

A. 그래서 협회의 주요 사업목적에 디지털 금융교육을 두고 있습니다. 시니어는 통상 50세 이상을 기준으로 합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금융 교육입니다. 추석이라든지 설날 기차표 예약을 보통 온라인으로 예매하잖아요. 어르신들은 스마트폰이나 PC 사용에 능숙한 젊은이들한테 밀려서 예약을 못 하시는 거죠. 물론 자식들이 대신 해주기도 하지만, 본인들이 못하는 것은 불편함이 크죠. 식당에 가면 키오스크를 많이 사용합니다. 그런데, 처음 사용하는 사람은 익숙치 않아서 헤매게 됩니다. 뒤쪽에 대기하는 사람들이라도 쭉 서게 되면, 그때부터는 식은땀이 흐르고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되잖아요. 다음부터는 사용을 꺼리게 됩니다. 그래서 키오스크 사용법도 알려드립니다. 또한, 금융기관들의 점포 수가 줄어들고 ATM 기계 등으로 비대면 거래를 늘리는 추세죠. 스마트폰을 이용해 은행거래를 할 수 있게 교육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2021년부터는 지자체와도 협력하고 있어서 앞으로 전국 단위로 활동할 예정입니다.

Q. 은퇴 후 자산관리도 엉망인 경우가 많습니다. 

A. 협회도 은퇴를 앞두거나 막 은퇴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은퇴 자산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노후 자산관리라든지 유산상속증여 같은 부분에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게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생애 설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 정년이 법적으로는 60세지만, 금융분야는 실질적으로 정년이 굉장히 낮죠. 50세면 은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기업도 예외는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평균수명이 많이 늘어 84세에 달합니다. 질병이나 교통사고를 제외하면 대부분 90세 이상 사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50세에 은퇴한다면, 40년을 놀아야 한다는 건데, 말이 안 됩니다. 그래서 어떤 형식으로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Q. 최근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지요?

A. 경제적학대 금융착취 문제 대응입니다. 경제적 학대란 고령자의 재산을 다른 사람이 부적절하게 이용하는 모든 행위를 가리키며 ‘금융착취’라고도 합니다. 보이스피싱 사기뿐 아니라 가족, 간병인 등 지인에 의한 재산 편취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문제는 경제적 학대의 피해 사실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노후파산’ 중 일부도 금융착취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70대 오 모 할머니는 파산 선고 받았습니다. 갚지 못한 신용카드 빚 4500만 원 때문입니다. 오 할머니의 카드 사용처를 살펴보니, 직업도 없는 70대 노인이 피부과와 성형외과에서 큰돈을 썼는가 하면, 한 사업체에 대한 세금도 수백만 원을 낸 겁니다. 이렇게 쓴 돈이 한 달 500만 원꼴이었습니다. 법원이 실제로 돈을 쓴 사람이 누군지 추궁하자 형편이 어려운 아들과 딸이 대신 썼다고 털어놨습니다. 자녀들이 부모 명의의 카드를 쓰고 갚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른 경제적학대, 금융착취를 예방하기 위해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는 9월부터 시범교육을 할 예정입니다. 2023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교육을 실시해 사회적 문제가 되기 전에 예방 차원의 활동을 전개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금융권 시스템 전반의 개선 방안도 적극적으로 모색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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