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인 올리는 농산물 유통, IT기술로 해결할 수 없을까?

[시니어신문=이길상 기자] 산업 전반에 걸쳐 디지털 전환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큰 상황이다. 농식품 분야에서도 디지털 전환을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4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새해 업무보고에 따르면 농산물 유통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유통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산지부터 소비지까지 유통단계 전 과정을 디지털로 전환한다.

이에 따라 주요 품목 주산지에 첨단 유통시설인 ‘스마트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를 올해 15곳 구축하고 2027년까지 100곳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APC(Agricultural Product Processing Complex)란 산지 농산물의 규격화·상품화에 필요한 집하·선별·포장·저장 및 출하 등의 복합기능을 갖춘 유통시설을 말한다. 지난 2021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 558곳의 APC가 구축돼 있다.

농식품부는 농산물의 입고·저장·선별·포장 등 APC의 기능을 자동화하고 각 단계에서 생성되는 디지털 정보를 경영·거래·물류에 활용하기 위해 올 한해 스마트 APC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스마트 APC가 구축될 경우, 입고 단계에서는 RFID가 부착된 수집박스에 담아 입고하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읽고, 이송 로봇이 저장 위치로 이송하고, 결과를 서버로 전송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입고량은 농가에 모바일로 전송되고 판매가격과 연동해 자동 정산된다.

창고에 입고되면 IoT 센서에 의해 자동으로 입출고가 기록되며 창고 내 저장환경을 자동으로 모니터링해 출고 예측에도 대응할 수 있다. 선별과정에서도 출고 롯트에 선별정보가 매칭돼 서비스된다.

또 자동포장 로봇이 출하 규격에 맞춰 포장·출고하고 시스템과 연계해 송품장의 자동 발행도 가능하다. 표준화된 개발도구(SDK)를 제공, 프로그램 개발 비용을 줄여 정보 통합이 가능해지며 실시간 데이터를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도 있다.

첨단 유통시설인 ‘스마트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이 같은 스마트 APC는 주산지에서는 상품화 및 산지 유통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도매시장의 디지털화, 비대면(온라인) 유통 활성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게 농식품부의 예상이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지역별 원예산업발전계획(2023~2027년)과 연계해 품목별 거점(주산지)이 될 APC를 선정, 올해 상반기 내에 10개 품목별 표준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10개 품목은 과일류(사과·배·감귤), 과채류(토마토·파프리카·수박·참외), 채소류(양파·마늘·감자) 등이다.

농식품부는 이들 품목에 대해 전문가 검토 등을 거쳐 스마트화 모델을 개발한다. 표준모델을 통해 스마트 APC가 갖춰야 할 기본 설비·장비, 업무 표준프로세스, 데이터 생성과 활용을 위한 표준을 마련, 향후 APC 건립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들 거점 스마트 APC를 중심으로 인접 APC를 저장·선별 등 기능별로 재구성하기 위한 스마트 APC 광역화 계획도 올해 안에 마련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올해 스마트 APC 15곳을 구축하고 2027년까지 이를 100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전담 운영주체로, 전문 품목 중심으로 생산·판매가 통합돼 대량 공급능력을 갖춘 생산·유통 통합조직을 2027년까지 100곳 육성하기로 했다. 통합조직에 전속 출하하는 생산자조직 3000곳도 함께 육성한다.

이를 위해 올 한해에만 자동화 설비·장비, MES(생산관리)·RPA(로봇자동화)·ERP(자원관리) 등 스마트화 시스템 도입 지원에 9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상품정보, 입출고·재고 정보 등 APC 정보공동활용, 상품정보 연계·환류, 수급정보 등 맞춤형 정보제공을 위한 통합지원시스템 구축에는 30억원의 예산이 편성돼 있다.

이 같은 스마트 APC의 구축을 통해 시장 요구에 맞춘 생산관리 및 첨단 시설·장비를 통한 인력절감·생산성 향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농산물 입고·정산정보를 통해 농가단위의 생산성·품질정보 관리가 가능하고 수요자 맞춤형 농산물 생산의 기초데이터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산지유통관리 및 정확·정밀성 향상 등을 통한 수급 체계의 고도화로 상품이동 및 거래정보 통합이 가능해진다. 농산물 주요 산지에서 소비자와 직접 소통해 맞춤형 상품을 생산하는 일도 현실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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