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이운성 기자] 기자는 최근 한쪽 다리를 다쳐 수술했습니다. 한동안 걷지 못했고, 어느 정도 회복 후에도 목발에 의지했습니다. 아직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니, 항구적인 장애를 가진 분들의 불편함이 몸소 느껴졌습니다. 비로소, 고령자를 포함, 이른바 ‘교통약자’들이 늘 겪고 있는 불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짧은 구간이지만, 어떤 불편함이 존재하고 있는지 기록하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은 ‘교통약자’에 대해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 어린이 등 일상생활에서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기자는 일상생활 중 실수로 발목을 다쳐 ‘일상생활에서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이 됐다. 현행법에 따라 ‘어린이 등’의 ‘등’에 속하는 교통약자다. 과연, 교통약자로서 사회가 제공하는 배려를 받을 수 있을까.
평상시 느끼지 못했던 교통약자들의 불편을 몸소 체험하면서, 항구적인 장애 또는 늘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고령자의 불편을 기록하고 싶었다.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 집이 있는 성북구 미아동에서 출발, 종로3가까지 다녀오는 경로를 택했다. 대중교통을 타고 내릴 때, 환승구간에서는 계단 이용도 어려운 상태다.
경로는 이렇다. 먼저 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지하철 4호선 길음역까지 이동한다. 길음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5호선으로 갈아탄다. 환승구간 체험을 위해서다. 종로3가역에서 지상으로 나와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저상버스, 아직 갈 길이 멀다
먼저 집 앞 버스 정류장. 길음역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승객의 승하차 편의에 따라 나누면 일반버스와 저상버스가 있다. 저상버스는 높이가 낮아 다리가 불편해도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일반 버스는 타고 내리는 문 계단이 가파르기 때문에 좀처럼 엄두가 나질 않는다.
버스 도착 안내판에는 도착 예정 시간, 버스 종류, 혼잡도 등의 정보가 제공된다. 저상버스는 단말기에 따라 장애인 표시가 붙거나 ‘저상’이라고 표시한다. 도착 순서도 알 수 있어 미리 버스가 멈추는 곳으로 가서 기다릴 수 있다. 버스 도착 정보는 모바일 지도앱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다만, 모바일앱에서는 버스 차종을 알 수 없다.
저상버스가 오길 기대하지만, 많지 않다. 서울시 저상버스 도입율은 2021년 기준 65% 수준에 불과하다. 시는 2025년까지 모든 시내버스를 저상버스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그때까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복잡하고 어려운 지하철, 요원한 이동편의
길음역에 도착해 지하철로 환승할 차례. 길음역은 지상에서 지하철을 타는 승강장까지 매우 깊고 계단이 많다. 다리가 불편한 사람은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길음역엔 에스컬레이터가 없어 엘리베이터를 타야 한다. 다행히 출입구마다 엘리베이터 위치를 알려주는 안내판이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대합실에 도착했지만,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위치를 금방 찾을 수가 없다. 다행히 조금 걷다 보니 엘리베이터가 보였다. 승강장 엘리베이터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하면 어떨까.
지하철 4호선에서 5호선으로 환승하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도착했다. 이전에는 명이 ‘동대문운동장역’이었다. 2009년 바뀌었다. 어디를 봐도 옛이름이 ‘동대문운동장역’이었다는 사실을 남기지 않았다. ‘동대문운동장역’에 익숙한 어르신들에겐 또 다른 난제가 될 듯하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은 환승 인구가 많아 매우 혼잡하다. 역에 도착하니 환승 엘리베이터를 타려면 어디로 가야 할지 무척 헷갈린다. 비장애인들을 위한 각종 정보에 가려져 장애인용 정보는 철저히 묻혔다.
지하철 5호선을 타고 종로3가역에 도착했다. 종로3가역은 지하철 1호선, 3호선, 5호선이 지나는 환승역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이곳을 이용한다. 역의 구조 역시 매우 복잡한 곳이다.
우선 어느 방향으로 나가든 이용 가능한 엘리베이터가 없다. 낙원동, 인사동 방향 출구만 에스컬레이터가 운행 중이다. 5호선에서 내려 1호선이나 3호선으로 갈아탈 때는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종로3가역 밖으로 나오니 길음역과 다르게 대합실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정보도 없다. 교통약자에겐 꼭 필요한 정보지만, 역마다 다르다.
3개의 지하철 노선이 지나는 종로3가역은 유동인구가 많다. 노면전차에 이어 1974년 1기 지하철로 맨 처음 1호선이 개통됐으니, 가장 오래된 역이다. 여기에 3호선과 5호선 역사를 붙였으니 구조가 복잡하다.
역 근처에 어르신들이 즐겨 찾는 탑골공원이나 송해공원 등의 명소가 있다.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가 더 필요하지만 요원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복잡하고 어려운 지하철, 요원한 이동편의
길음역에 도착해 지하철로 환승할 차례. 길음역은 지상에서 지하철을 타는 승강장까지 매우 깊고 계단이 많다. 다리가 불편한 사람은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길음역엔 에스컬레이터가 없어 엘리베이터를 타야 한다. 다행히 출입구마다 엘리베이터 위치를 알려주는 안내판이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대합실에 도착했지만,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위치를 금방 찾을 수가 없다. 다행히 조금 걷다 보니 엘리베이터가 보였다. 승강장 엘리베이터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하면 어떨까.
지하철 4호선에서 5호선으로 환승하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도착했다. 이전에는 명이 ‘동대문운동장역’이었다. 2009년 바뀌었다. 어디를 봐도 옛이름이 ‘동대문운동장역’이었다는 사실을 남기지 않았다. ‘동대문운동장역’에 익숙한 어르신들에겐 또 다른 난제가 될 듯하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은 환승 인구가 많아 매우 혼잡하다. 역에 도착하니 환승 엘리베이터를 타려면 어디로 가야 할지 무척 헷갈린다. 비장애인들을 위한 각종 정보에 가려져 장애인용 정보는 철저히 묻혔다.
지하철 5호선을 타고 종로3가역에 도착했다. 종로3가역은 지하철 1호선, 3호선, 5호선이 지나는 환승역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이곳을 이용한다. 역의 구조 역시 매우 복잡한 곳이다.
우선 어느 방향으로 나가든 이용 가능한 엘리베이터가 없다. 낙원동, 인사동 방향 출구만 에스컬레이터가 운행 중이다. 5호선에서 내려 1호선이나 3호선으로 갈아탈 때는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종로3가역 밖으로 나오니 길음역과 다르게 대합실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정보도 없다. 교통약자에겐 꼭 필요한 정보지만, 역마다 다르다.
3개의 지하철 노선이 지나는 종로3가역은 유동인구가 많다. 노면전차에 이어 1974년 1기 지하철로 맨 처음 1호선이 개통됐으니, 가장 오래된 역이다. 여기에 3호선과 5호선 역사를 붙였으니 구조가 복잡하다.
역 근처에 어르신들이 즐겨 찾는 탑골공원이나 송해공원 등의 명소가 있다.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가 더 필요하지만 요원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