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탈석탄법 제정에 당장 나서야
선진국은 2030년까지 석탄발전 중단해야…주요국 탈석탄 법제화
‘탈석탄’을 요구하는 탈석탄법 제정에 국민 5만명이 동의하면서 국회에 관련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국회가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9월 한 달간 진행된 청원에는 5만명의 동의를 받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다.
시민사회연대가 지난달 31일 청원 운동을 선포한 이후 시민들의 참여를 절박하게 호소했다. 특히 이번 달 24일 3만5천 명이 결집한 ‘924 기후정의행진’에서 이를 관철하기 위한 시민들의 행동을 결의했다.
시민 사회 연대는 국제사회와 과학계가 “지구온난화 1.5℃ 방지 목표 달성을 위해서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에서 석탄발전을 늦어도 2030년까지 폐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고 주장하고 “그럼에도 강원도 삼척과 강릉에서 포스코와 삼성물산 등 민간 기업이 추진 중인 4기의 신규 석탄발전소가 건설 중”이라고 지적했다.
기후 대응 선진국은 2030년까지 석탄발전 중단 한다는 탈석탄 법제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을 위한2050년 탄소중립 필요성을 제기와 전 세계 석탄 발전 중단을 권고하고 탄소중립을 위해 선진국은 2030년까지, 나머지 국가들은 2040년까지 석탄발전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2017년 제2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자총회(COP23)에서는 영국과 캐나다 주도로 25개국이 참여한 탈석탄 동맹(Powering Past Coal Alliance, PPCA)이 출범했고 2021년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자총회(COP26)에서 당사국은 석탄발전의 단계적 감축 합의와 PPCA 회원은 165개 국가와 도시, 지역 및 기업으로 증가했다.
독일은 탈석탄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8년 탈석탄 위원회(경제성장, 구조변화 및 고용위원회)를 출범시켜 사회적 공론화를 추진했다. 위원회는 의회, 지역, 과학자, 에너지산업, 주요 산업계, 환경단체 등 31인으로 구성되었고 ‘구조 개발과 고용’ 및 ‘에너지와 기후’ 두 개의 워킹그룹을 구성해 10차례에 걸친 총회를 통해 2019년 1월 최종 권고 보고서를 채택하고 연방정부에 제출했다.
탈석탄 위원회 권고안은 석탄의 단계적 감축 방안과 지역 전환 지원, 전력시스템 현대화, 이해관계자 피해 완화, 정책 모니터링 및 조정 방안을 담고 있다. 독일은 위원회 권고를 기반으로 2038년 탈석탄을 목표로 발전소의 단계적 폐지 방안 및 보상 원칙 등을 명시한 탈석탄법을 2020년 7월에 제정했다.
네덜란드는 환경단체가 제기한 기후소송에서 패소하면서 탈석탄 정책을 공식화하고 2019년 석탄발전금지법을 제정했다. 법에 따라 2025년 이후 발전효율이 44% 이하인 석탄발전소를 폐지하고 2030년 1월 1일까지 모든 석탄발전소가 폐지되어야 한다. 또한 발전소 폐지에 따른 발전사 보상 기준과 원칙이 제시돼 있다.
한국 관련법 지지부진
한국은 작년 탄소중립·녹생성장 기본법(이하 탄소중립기본법)이 통과되면서 탄소중립을 위한 법제화를 이뤘으나 법안에 탈석탄이 명시되지는 않았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는 2050년 탈석탄 목표와 석탄발전 중단 근거 법률 및 보상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석탄발전 폐지·감축을 위한 중장기 정책방향’을 발표했고, 현재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최근에 발표된 실무안을 보면, 2036년까지 가동 후 30년이 도래하는 석탄발전소 26기(1만3700MW)를 폐지하고 LNG로 전환한다. 하지만 2036년이 되더라도 석탄발전소 설비용량은 약 2만7500MW(영흥 발전소 6개 정도) 수준으로 남게 된다.
주요 시민사회환경단체들은 탈석탄 시점을 2030년으로 앞당기고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시민사회연대는 “국회 여야는 탈석탄법 제정을 당론으로 정하고 조속히 입법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국회와 정부는 구호로만 기후위기 대응을 외칠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시급한 과제인 석탄발전 건설 철회를 위한 법제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사회는 향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5만 행동 달성의 경과와 의미를 설명하고 국회에 대한 요구와 행동 계획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