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김지선 기자] 요즘 ‘바이럴(viral) 마케팅’이 대세입니다. 대기업, 중소기업, 작은 식당, 개인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하면 바이럴 마케팅을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바이럴 마케팅은 마케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바이러스처럼 넓고 빠르게 확산시키려는 의도로 활용되는 마케팅을 말합니다. 바이럴 마케팅의 중요성이 커지는 이유는 정보통신과 멀티미디어 기술의 발전에 따른 사회 문화의 새로운 변화 때문입니다. 특정 집단만이 정보를 생산했던 기존 대중매체와 달리 참여와 공유의 가치를 가진 온라인 매체의 등장으로 활용성이 높아진 결과입니다. 바이럴 마케팅에 대해 알아봅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통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고, 이를 기반으로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합하는 다양한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은 누구나 정보의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인 ‘프로슈머’(Prosumer)로서 기업의 경영활동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은 기업의 광고홍보 대상이 아닌, 자발적인 의지로 콘텐츠를 만들고 전파하는 개방적인 특성을 지녔다. 이들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SNS의 확장으로 모바일 환경이 발달하면서 웹을 통한 바이럴 효과에 비해 실시간으로 더 빨리 많은 사람에게 전파할 수 있다.
바이러스처럼 입소문 퍼뜨리는 기법
바이럴 마케팅의 가장 큰 강점은 저비용 고효율이다. 비용 없이 또는 아주 적은 비용으로 고객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채널 확보가 가능하다. 기업들이 많은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는 광고는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정보라는 특성 때문에 효과는 제한적이다. 하지만 바이럴 효과에 의한 노출은 전파자가 자발적으로 배포하고, 수용자는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신뢰성과 긍정적인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광고를 신뢰하는 고객은 14%에 불과하지만 자신과 유사한 소비자의 추천을 신뢰하는 고객은 90%에 이르고, 실제 구매자의 78%가 다른 구매자의 의견이나 댓글을 참고해서 구매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파속도가 빨라 단기간에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시킬 수 있고, 기업은 고객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제품개발과 경영전략에 반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특성이 때로는 기업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기도 한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제 경기가 끝났으니 체중에 신경 쓰지 않고 좋아하는 라면을 실컷 먹고 싶다”고 말하자 모 식품업체가 라면 100박스를 기증하고 사진을 찍어 언론매체와 인터넷 홍보에 활용했다. 하지만 기업의 의도와는 달리 온라인에서는 기업이 자사 제품 홍보를 위해 금메달리스트를 이용하려 한다면서 ‘라면 100박스 29만 원’을 주면서 생색낸다는 비난 여론이 일었다.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과거에는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었던 일이 옆에서 지켜본 한 사람의 글이 온라인에서 확산되면서 온 나라가 들끓었고, 외국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큼 글로벌 이슈가 되기도 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오프라인에서 긍정적인 만족도를 구전하는 사람은 주변 사람 4~5명에게 전파하고, 불만족스러운 고객은 9~10명에게 전파한다고 한다. 온라인의 확산 속도와 범위를 고려하면 이런 효과는 천배 만배 그 이상의 효과를 가져온다. 바이럴 마케팅의 부정적인 효과에 대한 기업의 위기 대응책도 필요하다.
인위적 확산 의도, 위험천만
바이럴 마케팅은 별도의 비용투자 없이도 가능하지만 광고 프로모션 비용을 투자해 더 적극적으로 파급효과를 촉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너도 나도 바이럴 마케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점도 커지고 있다.
온라인에서 활용되는 블로그, 카페, SNS, 1인 미디어 등을 통해 바이럴 마케팅이 수행되지만 몇몇 파워블로거들은 블로그 지수, 방문자 수를 늘리기 위해 실시간 검색어, 연관검색어 등에 마구잡이로 낚시성 글을 올려 신뢰도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바이럴 마케팅 대행업체들이 난립해 이른바 전문인력을 활용해 무작위 복사글을 여기저기 퍼 나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행위는 오로지 노출도 증가만을 노린 의도적 광고의 형태로, 온라인을 오염시키고 있다. 또, 영세한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의 경우 통합된 마케팅 전략에 의해 바이럴 마케팅을 활용하기보다는 그때 그때 단기적으로 전략 없이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오로지 노출도를 높이는데 치중하니 어떤 전략으로 운영하는가 보다는, 어떤 방법을 사용하느냐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 이렇게 단기적이고 즉흥적인 운영으로는 원하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바이럴 마케팅에서 중요한 것은 수단이 아닌 전략이다. 즉, 방법보다는 방향성이 더 중요하다.
바이럴 마케팅은 광고 홍보처럼 기업이 인위적으로 확산시키려고 한다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촉진을 위한 초기단계에서 어느 정도 기획과 통제는 필요하지만 기업의 마케팅이 노출되는 순간 신뢰를 잃고 고객의 비난을 얻게 된다.
재미‧정보 콘텐츠로 이슈화
바이럴 마케팅은 고객이 원해서 자발적으로 확산시키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이 스스로 확산시킬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즉, 고객에게 이익이 되는 가치 있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 바이럴 효과를 위해 판촉물, 경품, 기타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지만 비용 증가로 인해 작은 기업이나 소상공인, 개인에게는 한계가 있다. 비용 없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콘텐츠다. 이슈가 될 수 있는 콘텐츠를 담아야 한다.
콘텐츠는 재미를 주는 콘텐츠와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로 나눌 수 있다. 한국에서 헐리우드 영화 촬영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수천억 원에 이른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영화를 위해 마포대교를 통제하면서까지 촬영을 지원했기 때문에 언론 방송 등에서도 뉴스로 많이 보도했다. 이때 온라인에서 재미있는 사진이 유포됐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이 김밥 프랜차이즈 매장에 앉아 김밥 주문을 하는 모습이었다. 사진은 당연히 누군가가 재미로 만든 합성사진이었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로 실시간 검색어와 SNS로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약 500만명 이상에게 노출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표면적으로는 김밥 프랜차이즈 업체의 의도적인 바이럴 마케팅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마케팅 효과만 놓고 본다면 수억 원의 비용을 투자한 광고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분명하다. 독특하고 재미있는 뮤직비디오로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날려 하루아침에 글로벌 스타가 된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 수만 23억건에 달햇다. 유튜브 창사 이래 최단 기간, 최다 조회수 기록을 세웠다.
이렇게 이슈가 될 수 있는 재미있는 콘텐츠로 효과를 높이는 반면, 고객에게 자신만의 전문성을 갖춘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수많은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파워블로거는 많은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어 기업이 두려워할 정도의 영향력을 갖추고 있다. 반려동물 카페에서 출발해 다양한 전문 콘텐츠로 5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스타트업 기업은 투자하겠다는 투자자가 줄을 잇고 있다.
제휴‧광고 등과 결합, 시너지 효과
바이럴 마케팅은 B2B 기업보다는 B2C 기업에게 더 효과적이다. B2B 기업은 목표고객의 접근성이 비교적 용이하고 고객이 원하는 구매욕구도 어느 정도 분명하다. 하지만 B2C 비지니스의 고객은 분포가 넓고 다양한 구매욕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형태로 운영이 가능한 바이럴 마케팅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모든 마케팅이 그렇듯 하나의 특정한 방법만으로 원하는 효과를 얻기는 어렵다. 바이럴 마케팅도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통합된 마케팅 전략에 의해 운영돼야 한다.
브랜드 전략, 데이터베이스 마케팅, 제휴 마케팅, CRM, 광고, 홍보 등과 결합하면 더 효과적이다. 몇 년 전 현대자동차가 신차를 출시하기 전 ‘게스’(Guess) 청바지를 위장막으로 씌운 신형차로 도심 여기저기에서 퍼레이드를 벌였다. 신기한 자동차 행렬은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고객이 찍은 스파이샷 사진과 목격담이 자동차 관련 온라인 카페, 커뮤니티, 포털사이트 등에 노출되면서 많은 비용이 투자된 광고보다 더 이슈가 됐다. 이 제휴 마케팅을 통해 현대자동차는 스타일리쉬한 자동차업체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고, 청바지 업체 게스는 위장막 제작 비용 투자만으로 수십만명에게 브랜드가 노출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광고를 통해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한 사례가 있다. 1990년에 버스, 지하철의 광고면에 특이한 광고문구가 여기저기 노출됐다. ‘선영아 사랑해’라는 광고와 포스터는 광고뿐만 아니라 서울 전역에서 포스터로 도배가 되다시피 했다. 그때는 지금처럼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되지 않아서 사람들이 모이면 ‘선영아 사랑해’가 단연 화제가 됐다. 나중에 ‘마이클럽’이란 인터넷 기업의 티저광고라는 것이 밝혀지기까지 한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화제가 됐다. 광고업계에서는 광고비로 50억원을 사용, 800억원의 효과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광고비를 제외한 750억이 바로 바이럴 마케팅 효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