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김지선 기자] 창업시장이 꿈틀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이 무더기로 폐업하는 위태로운 상황. 하지만, ‘포스트코로나’로 향하기 위한 ‘위드코로나’를 기대하는 심리가 부풀고 있습니다. 창업시장도 프랜차이즈업계를 중심으로 ‘위드코로나’ ‘포스트코로나’를 전제로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한 전시업체가 지난 8월 중순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는 더 이상 코로나에 억눌릴 수만은 없다는 업계의 결연한 의지가 엿보였습니다. 특히, 행사장을 방문한 관람객 대부분이 일과 소득을 찾는 시니어들이었습니다. 프랜차이즈 창업, 과연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프랜차이즈와 창업, 주의할 점을 짚어봅니다.
최근 한 인력정보회사가 초보 창업자들이 망하는 이유 4가지를 설문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사업운영 미숙’(63.3%)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보 마케팅이 부족해서라고 응답한 경우가 44.4%, 자본이 부족해서가 38.0%, 유행 타는 아이템을 선정했기 때문에 망했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25.3%였다.
홍보마케팅이 부족했건, 자본이 부족했건, 유행 타는 아이템을 선정했건 그 모든 것의 귀결점은 ‘사업운영의 미숙’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그렇다면 프랜차이즈 사업운영의 시작점은 어디일까? 이는 프랜차이즈 창업을 결심했을 때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시장조사를 하고, 업종을 선택하고, 가맹본사와 상담하고, 점포를 계약한다. 따라서 실패하지 않는 프랜차이즈 창업이 되기 위해서는 출발점부터 실패의 원인이 되는 요건들을 살피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 시작단계에서 간과하기 쉬운 실패의 요인들을 점검해 보자.
가맹본사 대표, 꼭 만나봐야 할 ‘필수 대상’
대형 프랜차이즈일수록 계약 직전까지 대표와 상담 한 번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표의 마인드가 프랜차이즈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만큼 중요하다. 오죽하면 ‘오너 리스크’라는 말이 생겼겠는가. 프랜차이즈 대표의 잘못된 행위 하나로 모든 가맹점이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대표를 못 만나고 계약하는 것은 ‘얼굴 한 번 못 보고 결혼하는 것’과 같다.
일단 계약한 뒤에 후회한들 소용없다. 계약을 파기하지 않는 이상, 함께할 수밖에 없다. 수백 명의 가맹본사 대표를 접촉한 한 창업컨설턴트는 “좋은 성향을 가진 분들도 있지만, 매우 독특한 자신만의 색깔을 지닌 분들도 있다”고 말한다.
창업자의 관점에서 대표자가 사업의 목적성을 어디에 두는가가 중요하다. 미팅 중 자연스럽게 오가는 대화나 행동에서 사업을 대하는 태도나 그 사람의 성품을 알 수 있다. 초보 창업자가 판단하기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자주 접하다 보면 어느 정도 그 대표자의 성향을 알 수 있다.
자기과시형 대표, 자기사업만 관심 갖는 위험성
프랜차이즈 창업 전문가들은 대표자들의 성향을 대체로 자기과시형과 타인의존형, FM형, 보호자형 등으로 나눈다.
자기과시형의 대표는 예비창업자가 경계해야 할 유형 중 하나다. 이들의 특징은 상담할 때 자신이 살아온 인생이나 주위 사람들 이야기를 시작으로 상대방을 안심시키려고 한다.
예를 들어, “내가 이번 사업을 시작하는데 ○○에서 근무하는 아무개의 도움이 컸다. 그 친구와 아주 가깝게 지내는 사이라서 앞으로 우리 브랜드는 걱정 없이 5년, 10년 몇 백호 점까지 늘릴 수 있다”는 식이다. “남들보다 먼저 시작하게 된 것은 아주 좋은 기회”라거나, “내가 연예인 아무개와 아주 친하게 지내고 있어서 앞으로 우리 프랜차이즈를 많이 도와줄 것이고, 방송에도 많은 영향을 미쳐 우리 회사가 뻗어 나갈 수 있도록 힘 쓸 것이다”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말하는 이들은 대개 자기과시형 대표자로 조심해야 할 유형이다.
이런 유형의 대표들은 실속 있게 가맹점주 한 명 한 명을 살뜰하게 챙기면서 가족처럼 보살피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맹점주의 상황이 좋든 나쁘든 크게 관심 갖지 않는다. 이런 유형의 대표들은 오로지 자기 사업이 얼마나 잘 되고 가맹점수가 얼마 동안 얼마나 늘어나는지에만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타인의존형 대표, 잠재적 문제 안고 있는 ‘폭탄’
타인의존형 대표는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서 어떠한 것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가맹 계약 시 동석한 자리에서도 직접 가맹점주와 접촉하지 않고 무조건 피하고 보자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데, 이런 유형의 대표자도 조심해야 할 유형이다.
이들은 책임의식 자체가 거의 없으며, 가맹점을 오픈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나 몰라라 하는 식의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전화를 회피하거나 심하면 아예 만나 주지도 않는다. 그들은 처음 프랜차이즈를 시작할 때부터 뭔가 자신이 없거나, 나중에 일어날 가맹본사와 가맹점주 간의 문제를 어느 정도 미리 예감한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한 경우다.
드물지만 진심으로 가맹점주의 성공을 지원하는 대표들도 있다. 한 언론에 소개된 외식업 프랜차이즈 대표는 200개가 넘는 가맹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는 가맹점주 한 명 한 명이 어떻게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지 꿰뚫고 있다. 그리고 일주일에 적어도 1~2번은 비행기에 몸을 싣고 예비 가맹점주를 직접 만나 본사의 계약을 주관한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가 아니다. 그가 예비창업자를 대하는 태도는 매우 진지하다. 그래서인지 한 가맹점주가 7곳의 매장을 창업하기도 했다. 본사 대표의 마인드가 얼마나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는 좋은 사례다. 실제로 좋은 프랜차이즈는 한 가맹점주가 다수의 가맹점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원칙고수 ‘FM형’, 가맹점주 피해는 주지 않아
원칙대로 업무를 추진하는 ‘FM형’ 프랜차이즈 대표자는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 제공 후 2주 후에 계약을 진행해야 한다고 고집한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이 계약을 체결하기 2주 전, 본사는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를 창업자에게 미리 제공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대다수 가맹본사가 이를 잘 지키지 않는다. 한 가지 이유는 급하게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를 받고 2주가 지나기 전에 공사에 들어가다 보니, 미리 앞당겨 제공 받은 날짜로 계약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또는, 단순히 가맹 계약을 빨리 진행하기 위해 받은 날짜의 수정을 요구하기도 있다. 그러나 FM형 대표자는 원칙을 고수하려 한다. 이럴 경우, 실제로 계약이 무산되거나, 다른 사람이 임대차 계약을 해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성향의 대표는 프랜차이즈의 다른 업무도 원칙대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는 가맹점주에게 피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는 편이다.
부모처럼 헌신하는 ‘보호자형’ 대표 선별법
보호자형 대표자는 곁에 없으면 노심초사 자식 걱정에 밤잠을 설치는 부모님 같은 유형이다. 가맹점주들에게 가장 바람직한 대표 유형이다.
프랜차이즈업계 대표 중에는 진정 부모의 마음으로 가맹점주를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 늘 가맹점주들의 사업을 걱정한다. 매장 직원들은 문제없이 일하는지, 새로운 메뉴를 어떻게 개발해야 가맹점주에게 보탬이 될 수 있을지 잠까지 줄여가며 노력하고 고민한다.
보호자형 대표들은 대체로 사업을 잘 이끌어 간다. 대부분 문제없이 가맹점과 원만한 계약관계를 이어간다. 점주들도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런 유형의 대표자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초보 창업자가 이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선 관심 있는 특정 브랜드의 창업 상담을 하러 가기 전, 해당 브랜드 가맹점 중 몇 군데를 돌아본다. 그리고 가맹본사 상담 시 대표자와의 면담을 요청하고, 방문했던 가맹점에 대해 자연스럽게 얘기를 꺼낸다. 이때 대표자가 해당 가맹점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자신 있게 언급하는 경우, 가장 바람직한 보호자형 대표에 가깝다. 머뭇거리거나 대화 주제를 다른 쪽으로 돌리려는 경우 조심해야 할 프랜차이즈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