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꼰대문화'가 시니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넘어 혐오에 이르고 있다. 자녀와 부모, 지역사회의 유대를 일찍부터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국정브리핑

노인인구 800만 시대, 부양부담으로 노인혐오 증가

노인인구 1000만 시대를 앞두고 사회경제적으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대체로 긍정적 측면보다는 부정적 측면에서 해결과제가 늘어나는 양상이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변화가 젊은층의 노인인구 부양, 그에 따른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강화, 심지어 노인혐오가 확대되는 현상이다. 빠르게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젊은 세대의 노인 부양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노인부양에 대해 ‘당연하다’는 인식보다 ‘억울하다’는 부양의식 변화가 노인혐오를 부추기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노인인권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 80%가 노인에 대해 부정적 편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노인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은 사회구조 변화로 인한 세대 간 인식변화, 노인인구 증가로 인한 경제적 부양부담 증가로 인해 부정적 경향을 갖는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현상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시니어에 대한 부정적 인식, 꼰대문화가 대변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노인에 대한 부정적 편견 등으로 인한 노인혐오 문제에 대한 우려가 크게 제기되고 있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국제 정치 경제 문화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꼰대’ 문화를 설명하면서, ‘자신은 항상 옳고 상대방은 항상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나이 든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2017년 우리나라 연령주의 실태에 대해 조사한 결과, 고령자에 대한 인식조사에서 ‘노인은 다른 사람에게 잔소리를 많이 한다’, ‘노인은 실력보다 나이, 경력, 직위 등으로 권위를 세우려 한다’는 문항에 10명 중 6~7명(각각 71.7%, 63.7%)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고령자는 실력과 동떨어진 권위주의 의식을 많이 갖고 있다는 부정적 인식을 증명한다.

연령주의란 1969년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의 초대소장이었던 Robert Burtler가 제안한 이후 주요 사회적 이슈로 등장했는데, 연령을 이유로 편견을 갖거나, 부당하게 처우하거나 차별하는 것을 의미한다.

시니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넘어 혐오로 표출된다

꼰대문화로 상징되는 청년층의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궁극적으로 노인혐오로 표출된다. 지난해 발간된 국가인권위원회 노인종합보고서에서 청년층 10명 중 8명이 노인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부정적 인식은 노인혐오로 이어져 고령사회가 심화될수록 확대재생산될 우려가 있다.

이 같은 노인혐오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대 간 인식변화와 사회구조적 요인과도 연관성이 있는 전 세계적인 문제다. 세계가치관조사(World Values Survey)에서 약 30년 동안 국민의 가치관 변화를 그 나라의 65세 이상 노인비율과 연관지어 분석한 결과, 고령화율이 높을수록 노인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나 존경은 줄어들었다.

세계가치관조사는 사회과학자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해 전 세계 각기 다른 문화의 사회문화적, 윤리적, 종교적, 정치적 가치를 조사하기 위해 1981년부터 진행 중인 학술 프로젝트다.

급속한 사회변호 속 부양의식도 엷어지고 있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도시화, 산업화를 겪은 우리나라는 노인에 대한 부양의식이 다른 나라보다 더 급격한 속도로 붕괴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0~90년대부터 급속하게 진행된 산업화와 도시화로 핵가족화, 전통적 노부모부양체계의 붕괴현상을 겪으면서, 자녀들의 부양의식이 사라지고 부모 스스로 생활비를 확보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의 2018년 사회조사 결과, 부모 생활비를 부모 스스로 해결한다는 비율은 55.5%로, 자녀들에게 의지한다는 비율(44.4%)을 앞질렀다. 10년 전인 2008년에는 자녀들에게 의지한다는 비율이 52.9%로, 부모 스스로 해결한다는 비율(46.6%)보다 많았다. 2014년 이후 부모 스스로 생활비를 해결한다는 비율이 자녀에게 의지한다는 비율을 앞서고 있다.

부양구조와 인식변화로 인해 소통의 기회가 적어지며 공동체를 중시하는 고령계층과 개인주의를 선호하는 젊은층 사이의 가치관 대립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세대 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교육제도나 환경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 노인혐오는 개인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정책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청년 10명 중 8명, “노인복지 확대로 청년부담 우려된다”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 노인혐오가 발생하는 또 다른 요인은 노인인구 증가로 인한 경제적 부양부담 증가에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2017년 8월,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 대비 14%를 넘어서는 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경제적 수요자 가운데 고령자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해 젊은세대의 부양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2045년 전체 인구 대비 37.0%로 일본(36.7%)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2018년 내놓은 노인인권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10명 중 8명(77.1%) 가량은 노인복지 확대로 청년층의 부담 증가가 우려된다고 응답했다.

통계청은 우리나라 노년부양비가 2019년 20.4명에서 2067년 102.4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9년에는 청년 100명이 노인 20명을 부양하지만, 47년 뒤인 2067년엔 청년 1명이 노인 1명 이상을 부양해야 한다는 것. 참고로 유엔 201개국 노년부양비는 2019년 14.0명, 2067년 30.2명에 불과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30년 뒤인 2050년 전체 36%의 근로자가 전체 인구가 소비할 서비스와 재화 생산을 담당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어릴 때부터 부모·자녀·지역사회 유대 강화해야 한다.

우리나라보다 빠른 고령사회를 경험한 일본은 연령주의 문제를 앞서 경험했고, 해결방안으로 고령자의 지역사회 또는 세대 간 유대감 강화를 제안한 바 있다. 또한 일본은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법 개정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10년 전후로 ‘혐로사회’(嫌老社會)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이에 따라 일본은 2017년 고령사회전문가포럼에서 연령주의의 대응 방안으로 부모, 자녀 그리고 지역사회와 유대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2013년 ‘고령자고용안정법’ 개정을 통해 기업이 65세까지 노동자의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게 했는데, 불과 5년이 지나 65세에서 70세로 고령자 고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일본의 사례는 청년층의 노인인구 부양부담을 완화하고 고령층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도 적극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고령자의 고용안정성 보장을 통해 정부는 고령자로부터 더 많은 세금과 사회보장금을 징수할 수 있고, 이는 고령화로 인한 정부 재정부담을 덜어줄 수도 있다. 실제로, 한국개발연구원(KDI)는 2019년 기준 일하는 인구 100명이 고령인구 20.4명을 부양하고 있지만, 정년시기를 65세로 연장하면 이 시점을 9년 늦춰 2028년으로 연장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고령자의 고용안정성 보장과 함께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영향을 위기가 아니라 하나의 기회로 인식하고, 세대간 간극을 줄이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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