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월 7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0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겸 제12차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정부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지진’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계획을 내놨다. 핵심은 고령자와 여성인력 활용이다. 여기에다 외국인 인력도 적극 흡수한다는 복안이다.

기획재정부는 7월 7일, 본격화되고 있는 3대 인구리스크에 대응한 ‘제3기 인구정책 TF 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고령층·여성인력을 활용해 생산인구를 보완하고, 지역소멸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핵심전략은 우선, 일하고 싶은 고령층의 경제활동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것. 고령자 고용을 위한 임금체계 개편과 관련,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연구회를 통한 논의와 사회적 논의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밖에 초등생 자녀를 둔 여성의 돌봄부담을 덜어 경력유지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밖에 △수도권에 준하는 경쟁력 가진 지방 거점도시 육성 및 광역권 형성 △의료접근성 확대에 따른 건강한 노후생활 실현 △필요에 따른 맞춤형 돌봄·요양·의료 서비스 제공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인구는 줄고 지역은 없어지고…‘인구지진위기

정부는 2020년을 기점으로 올해부터 △인구감소 △지역소멸 △초고령사회 임박 등 3대 인구리스크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20년 사상 최초로 출생아 수(27만2400명)가 사망자 수(30만5100명)보다 적은 이른바 ‘인구 데드크로스(Dead Cross)’가 발생했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앞질러 인구가 자연감소하는 현상을 인구 데드크로스라 한다.

이와 함께, 2020년 사상 처음으로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하면서 지역불균형도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0년부터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 710만명)가 처음으로 65세 이상 고령층에 편입되면서 고령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현재의 인구구조 변화가 과거와 달리 △가속화 국면에 진입했고,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되고 있으며, △출산율 반등 가능성은 점차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현재까지는 이 같은 인구구조 변화의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앞으로 우리 경제·사회를 뿌리째 흔드는 ‘인구지진’(Agequake)을 발생시켜 거대한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선제적 대응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하는 까닭이다.

생산인구 감소 대응고령자·여성·외국인 활용 카드

정부는 우선, 생산연령인구 감소에 따라 노동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약화되면서 경제성장이 정체되고 개개인의 생활여건이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령자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하고 외국인력을 보충적으로 활용, 생산연령인구 감소를 보완하기로 했다. 여기에다 평생학습 지원을 통해 인적자원의 생산성을 높인다는 복안도 곁들였다.

고령자에 대해서는 일하기 원하는 고령층이 노동시장에 머무를 수 있도록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연구회를 통해 고령자 고용과 임금체계 개편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이를 토대로 사회적 공론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의 돌봄부담을 완화해 여성들이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서는 학부모가 원하는 시간까지 학교에서 자녀를 돌볼 수 있도록 초등 교육시간 확대방안을 검토하고, 가정에서 필요한 시간에 다양한 돌봄서비스를 자유롭게 선택·이용할 수 있도록 온종일돌봄 원스톱 서비스를 확대·개선하기로 했다.

이밖에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외국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원격근무자 비자를 신설하고, 지역특화형 비자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외국인력 관리체계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껏 없었던 축소사회대응책도 고민

이번 인구대책에서는 ‘축소사회’란 신조어가 이슈로 떠올랐다. 축소사회는 단기간에 인구가 줄어드는 도시, 또는 그러한 현상으로 나타나는 사회구조적 이상 징후를 말한다.

정부도 인구가 감소하고, 분야별 인력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 사회 각 부문에서 급격한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저출산에 따라 학교에 들어가는 학령인구가 줄어들면 대학 경쟁력이 떨어지고, 1인가구나 법률혼 외 가족과 같은 다양한 가족형태도 나타나고 있지만 제도적으로 수용하지 못하는 한계도 발견되고 있다.

정부는 우선, 대학의 다운사이징과 체질 개선을 유도하고, 한계대학의 구조개혁과 폐교·청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산업현장에서 숙련된 인력이 줄어드는 것에 대비해 ‘디지털 뿌리명장 교육센터’를 구축하고 숙련 노하우를 DB화하기로 했다.

이밖에 다양한 가족형태를 포용하기 위해 건강가정기본법상 가족 개념을 확대하고 1인가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소멸 선제 대응, 광역거점 집중 육성

현재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문제 가운데 지역간 불균형도 심각하다.

비수도권은 인력유출로 인한 성장둔화와 생활여건 악화를 겪고 있지만, 수도권은 인구집중에 따른 혼잡비용이 갈수록 늘고 있다. 지방은 심각한 인구유출로 도시가 없어질 위기를 겪고 있는 반면, 대도시는 인구가 넘쳐 아우성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비수도권 권역별 거점도시를 집중 육성하는 한편, 소멸위기지역은 자립역량 강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수도권에 준하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광역거점을 키우고, 초광역권계획·특별자치단체 등을 통해 지역간 연계와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소멸지역 주민도 적정 생활수준을 누릴 수 있도록 생활인프라 공동이용과 같은 생활권 연계·협력을 활성화하고, 지역주도 패키지형 특화사업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 6월 1일 국무회의에서 지속적인 인구유출과 농어촌지역 고령화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를 막기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다양하게 지원하는 ‘인구감소지역’을 올 하반기 지정하기로 했다.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될 시군구는 전체 260곳 가운데 80여곳(30%)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건강보험 바닥나지 않는 방법도 고심

고령층 부양부담이 늘어나면 국가재정에도 큰 부담이 초래되는 한편, 요양과 돌봄, 건강관리 분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에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급속한 고령화에 대응해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의료·돌봄 서비스 개선을 통해 고령층의 건강권을 보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기금 자산배분체계를 개선하고, 건강보험 지출관리 강화를 위해 요양병원 수가 개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요양병원에 입원할 필요가 없는 환자들이 장기입원하는 등 다양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복지부는 올 하반기 기획 현지조사 대상으로 ‘요양병원 입원환자 청구실태’를 선정해 놓고 있는 상태다. 그만큼 문제가 많다는 뜻이다.

또한, 고령층의 의료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고령층 중심의 비대면 진료에 대한 발전적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가칭 ‘재택의료센터’ 도입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밖에 고령층이 필요에 따라 맞춤형 돌봄·요양·의료서비스를 충분히 제공받을 수 있도록 통합판정체계를 도입하고, 양질의 요양보호사 인력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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